프롤로그

by 드타

배는 찼는데 왜 마음은 허전할까?


자극이 아닌, 본능으로서의 음식에 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우리는 언제부터 '배고픔'이 아닌 다른 이유로 먹기 시작했을까?


‘식욕’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우리의 음식소비는, 이제 본능이라기보다 중독에 가깝다.

지루해서, 화가 나서, 일하기 싫어서, 외로워서.

냉장고 문을 여는 이유는 이제 너무도 복잡하고, 그만큼 애매하다.


한 끼를 먹는다는 것은 한때 '생존의 증거'였다.

움직이고, 땀 흘리고, 온몸의 에너지를 쓴 끝에 얻는 보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

움직이지 않아도 먹을 수 있고, 누워서도 시킬 수 있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입이 심심하다는 이유로 우리는 또 한 번 입에 무언가를 넣는다.


많이 먹지만 덜 만족하고, 쉽게 얻지만 깊이 누리지 못하는 시대이다.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롭지만

그만큼 결핍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음식은 자극이 되어버렸다.

단맛, 짠맛, 매운맛, 신맛, 기름진 맛.

입안을 강하게 때리는 자극은 지친 감정을 잠시 잊게 해 주지만

그 자극이 지나간 자리는 늘 공허하다.

몸은 포만감을 느끼지만, 마음은 여전히 허기져 있다.


이것은 단순히 식습관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어떻게 먹는가'는, 우리가 '어떻게 사는가'와 맞닿아 있다.

속도와 편리함, 자극과 과잉이 일상이 된 시대에서,

우리는 진짜로 '먹는다'는 행위를 망각한 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본능은 그렇게 빨리 변하지 않는다.

우리는 여전히 움직이고, 에너지를 쓰고,

그 보상으로 음식을 얻는 삶을 가장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그 과정 속에서 먹는 음식은

놀라울 정도로 단순하고, 명확하게 맛있다.

그리고 그 만족감은 짧지 않다.


이 연재는 음식메뉴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왜 우리는 이렇게 먹게 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다시 어떻게 먹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이건 다이어트도, 미식도, 건강 챙기기도 아니다.

그보다 훨씬 더 근본적인 이야기.

우리가 자극을 쫓는 존재인지, 본능을 살아내는 존재인지를 돌아보는 이야기다.


지금 당신의 배는 찼는가?

그렇다면, 마음은 어떤가?


이제, 그 허기부터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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