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3. 질량보존의 법칙

나를 아끼는 만큼 나를 아껴주는 사람

by 윌파워오렌지

나를 아끼는 정도를 상대는 기가 막히게 캐치한다. 내가 칭찬받아 마땅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처음 나에게 다가올때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내가 보호받아야 마땅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상대는 나를 보호해주려 노력한다. 흔히들 알고 있는 길을 걸을때 안쪽으로 걷기나 차나 오토바이가 지나가면 자신쪽으로 당겨 감싸안는 행위를 자연스럽게 한다. 물론 가장 전제 될 부분은 호감/잘보이고 싶은 마음이겠지만... 땅에 앉는걸 당연하게 여겨 자신의 옷을 깔아주려는 사람에게 괜찮아! 라고 하고 철푸덕 땅에 앉는다면 어떨까? 다음번에 옷을 깔아줄까? 당연히 기억하고 해주지 않는다. 나를 아끼고 또 아껴 상대가 나를 내가 아끼는 만큼 아낄 수 있게 도와야한다. 성별의 차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추워보이고 내가 안춥다면 상대가 남성이든 여성이든 상관없이 옷을 빌려줄 수 있고, 위험한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누구든 보호할 수 있다. 남성이 여성을 보호하게 만들어 본성을 끌어내는 것도 기술이라면 기술이겠지만 추위나 위험과 같은 본능적인 상황에서는 누나미를 보여주는 것도 매력어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나를 아끼는 모습은 누구에게나 호감으로 작용한다. 자기자신을 저렇게나 아끼면 자기 사람이라는 바운더리에 내가 들어가면 나를 얼마나 아껴줄까? 자연스레 좋게 생각이 작용한다. 물론 호감을 기반으로 했을때 말이다. 식사 후 디저트가 나왔는데 디저트 숟가락이 따로 나오지 않았다. 설겆이거리 늘지 않게 센스있게 밥먹던 숟가락으로 디저트를 먹을텐가? 난 효율적이고 살림 잘 하는 사람이라는 걸 어필하면서? 혹은 당연하다는 듯이 새로운 숟가락을 달라고 요청하거나 가져올 것인가? 여기서 자기것만 덜렁 가져오는 사람은 없을거라고 생각한다. 사람수만큼 챙겨와야겠지... 이런 소소한 것에서도 자기 자신을 잘 챙기고 아끼는 모습은 호감일 수 밖에 없다. 내 입맛은 어떤 것이든 잘 먹어서 굳이 숟가락을 안바꿔도 잘만 먹는데? 라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디저트까지 나올 식당이라면 그래도 힘을 좀 주었다는 뜻이고 TPO(Time, Place, Occasion, 시간, 장소, 경우)에 맞게 행동하는게 해로울 것이 없다. 주식이 묻어있는 숟가락이 아닌 다른 숟가락으로 새로운 음식을 먹는 문명화되고 식문화를 잘 아는 사람처럼 나를 포장할 수도 있다.


나를 아끼는 모습은 내가 이제껏 얼마나 사랑받고 자라왔는지를 보여주는 척도이기도 하다. 문을 열어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왔던 나는 남성사회에서만 자란 남성이 문을 잡아주지 않고 본인만 들어가는 사람을 보며 깜짝 놀랐다. 분명 고백까지하고 나에게 호감이 많은 상황인데도 말이다. 이때부터 나만의 매너 알려주기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내가 굳이 먼저 가서 문을 부러 잡아주는 모습을 보인다. 모범으로 가르친다랄까? 이걸 캐치하고 자신도 따라하는 남성이 있다면 매우 섬세한 남성이다. 하지만 남성사회에서만 자란 남성은 대체로 캐치하지 못한다. 대화상에서 넛지(Nudge, 팔꿈치로 꾹 찌르기, 강압하지 않는 부드러운 개입으로 사람들의 선택을 유도하는 방법)를 시도한다. "나는 매너 있는 사람이 좋더라. 그냥 삶에서 우러나오는거 있잖아. 뒤에 사람있으면 문을 잡아준다던지, 식사속도를 맞추려고 노력한다던지 하는 그런 모습들 말이야" 이 말을 듣고 철석같이 알아들어 열심히하는 모습을 보면 서로 기분이 좋아진다! 그 행동을 보여줬을때 폭풍 칭찬 있지 말아야 한다. "어머! 이 매너있는 사람 멋진데?", "누가 이렇게 매너좋은거야?" 호들갑을 떨어주면 남성들 얼굴에 웃음이 가시지 않는다.


이 방법도 통하지 않는다면 매우 주의를 기울여하는 마지막 방법이 있다.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있거나 사귄지 좀 오래되었다면 솔직히 말해도 좋다. 보통 남성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하는 경우는 많이 없다. 그래서 누군가 요청을 하면 자신에게 잔소리한다고 받아들이던지, 나와 전혀 안맞는데? 하면서 관계 전체를 다시 생각해본다던지, 앞에서는 수용하는 듯하더니 집에가서 곰곰히 생각해보고 결별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니 정말 조심스럽게 정말 신뢰하는 관계에서 부드럽게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칭찬을 많이 해주고 원하는 것을 슬쩍 껴놓던지,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고 칭찬으로 덮던지 적절하게 당근과 채찍을 섞어야한다.


한달가량 썸탄 6살 연상의 남성이 있었다. 글을 쓰고 누나도 2명있고 섬세한 사람으로 항상 차문을 열어서 내가 차에 타는 것을 봐주던 매너남이었다. 난 글을 쓰는 사람이라서 표현력도 좋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어서 사랑의 언어를 이야기하면서 예쁜말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귀엽다, 예쁘다, 사랑스럽다 등등 듣기 원하는 말들 맞냐고 하며 내 앞에서 그 이야기들을 해주었다. 이틀 후 좋은 사람 만나길 바란다는 연락을 받고 멀어졌다. 너무 유치한 요구일 수 도 있는데 나는 내 자신이 그런 말을 들을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이 되었고 신뢰할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다른 생각을 했나보다. 이 경험으로 나는 그래서 너는?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요구한 사람치고 나는 그 사람에게 칭찬을 많이 했나? 표현을 많이 했나? 그렇지 않다. 내가 보여주는 마음은 베라 숟가락 만큼도 아니었으면서 그에게는 아이스크림 케이크만큼 큰 마음을 보여달라고 요구하니... 얼마나 모순인가? 나는 여성이니까 고백 후에 더 적극적으로 할거야 하는 성역할에 빠져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뭐 어떤 연애 경험이든 배울 점은 있고 다음 연애를 위한 준비 경험이니까! 좋은 경험이었다.


내 과거 연인 중 한명은 내가 찬물을 안먹고 정수를 먹는 다는 사실을 끝까지 기억하고 항상 물을 떠다줄 때 정수로 떠준 연인이 있다. 나는 찬물이 아닌 정수를 먹는 나를 아끼는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해 주었던 소중한 기억이다. 연인이 된다는 건 서로의 기호와 서로를 아끼는 마음을 교환하는 것이라서 더 소중한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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