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끝>
4. 10월
다시 가을이 돌아왔다.
아버지를 땅에 묻은 후 몇 번의 기일이 지났다.
이 가을, 새벽마다 동생은 여든이 다 된 어머니를 짚 차에 모시고 아버지 산소를 찾는다.
어머니는 아버지 묏등 앞에서 동생이 따온 송이를 가장 먼저 아버지께 보이고 자랑하는 낙으로 차가운 새벽 산바람도 훈훈하다 하신다.
나는 어머님의 환한 얼굴을 보면서 아버지 초상 치르고 돌아와 쓴 시 한 수를 읊는다. 생전에 내가 사랑했던 아버지 모습을 그리면서.
이 불효 어찌할 거나.
아버지 산에 모신 날
첫새벽 어둠 뚫고 망태기 메고
송이 따려 다니던 그 길목
송이버섯 향기 묏등 감싸고
단비 촉촉하게 내린다.
생전 바라기만 하는 자식들 위해
굳은살 박이도록 등짐 지고 살아오신 아버지
너희들 잘 되는 것이 사는 보람이다
짐 되기 전에 저승사자 와 주면 원도 없지
노망 들면 어쩌나 자는 듯이 가야지
이제 너희들 할 만큼 했다 준비해라
가실 길 닦고 계셨던 아버지.
마지막 길 지켜드리지 못한
이 불효 어찌할 거나
아버지 아린 마음 헤아려 본 적 없이
내 욕심만 채운 이 불효 어찌할 거나
눈물샘 말라도 가슴으로 우는 소리
빗방울 되어 묏등 적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