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가는 고집이 세다>
<작가, 오늘을 고민하다>
1. 작가는 고집이 세다.
작가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한다. 젊어서는 젊은 열정으로 나만의 글을 쓰고 싶었고, 나만이 표현할 수 있는 문장을 찾고 싶었다. 그 길은 쉽지 않았고, 현실의 벽은 높았다. 작가로서 우뚝 서기 위한 발판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직 독서와 글쓰기와 생각을 모으는 일이었다. 내 글이 독자에게 무엇을 전달할 수 있는가. 독자는 내 글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그런 생각들조차 사치 같았다. 나다운 글을 쓰고 싶었다. 나다운 글이 어떤 글인가.
작가는 고집이 세다.
누가 무슨 말을 해도 휩쓸리지 않고 제 길을 갈 수 있는 것이 고집에 속한다. 내가 속한 자리, 내가 보는 풍경, 내가 접하는 사람들, 모든 것이 작가의 눈과 마음에 연결된다. 인간의 삶을 지켜보기도 하고, 그 속에 끼어 사는 나를 돌아보기도 하며 작가는 자신의 혼을 사르는 글쓰기를 한다. 세간의 가식과 진실을 파헤치는 것도 작가의 몫이고 작가의 역량이다. 작가로 살면서 오늘을 고민하지 않는다면 작가의 정체성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명작은 하루아침에 탄생하지 않는다.
명작은 시대를 거슬러도 읽히는 글이다. 작가의 눈은 그 시대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 그 시대의 의식주, 그 시대의 역사, 그 시대의 사회, 그 시대의 정치, 그 시대의 경제, 무엇이든 반영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왜 명작으로 뽑히는 책은 적은가. 작가의 혼이 깃든 작품으로 평가받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혼신을 다해 쓴 글은 독자의 혼도 빨아들인다. 최명희의 『혼불』 열 권을 읽으며 작가의 혼을 만나기도 하고, 사족이 많은 것 같아 지루하기도 하고,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그 지역의 숨은 역사 공부도 하고, 전설이나 신화, 구전되어 오는 이야기의 집합체라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작가의 혼이 깃든 작품이구나. 싶었다. 나도 내 혼을 바쳐 글을 쓰고 싶다.
어떻게 하면 나도 이런 작품을 쓸 수 있을까. 고민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