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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꽃

by 박래여

별꽃



염소 막 오르니

별꽃이 피었다.


내 몸짓 따라 울고 웃는 염소들

꽃빛 물이 들었다.



야들아, 나가라

염소 막 문 열어놓고 돌아보니

명 보전 못하고 숨진 어린 것

일어나라 뿔 디미는 어미염소

그 눈망울에 맺힌 이슬

지천에 핀

하얀 별꽃이다.



별꽃 모아 가슴에 안으니

먼 고향 집 엄마 품

그립다.


** 한 때 염소 농가였지요. 300두가 넘는 염소를 자연방목 했더랬지요.

나는 자칭 염소지기였어요. 염소랑 너나들이 하며 나잇살 먹었지요. 지금도 염소만 보면 애틋합니다.

칡넝쿨 많은 곳을 보면 염소들 데려다 놓고 싶어져요. 죽은 새끼를 못 떠나던 어미염소의 그 슬픈 눈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염소들이 많다보면 하룻밤 자고 염소 막에 올라가 보면 압사당한 어린 것들이 있어요.

그 주검을 거둘 때 어미염소랑 같이 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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