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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

by 박래여

유월



참 곱다

망초꽃, 토끼풀꽃 하얗게 핀

길섶이랑

엉겅퀴꽃, 땅딸기꽃 보랏빛으로 물든

짙푸른 산빛이랑

빗물인지, 땀방울인지 구분할 수 없는

천수답 물꼬 다듬고

이앙기 모는 등 굽은 농부랑

촉촉하게 젖어 오는

저 빗줄기랑

옹골찬 유월이

참 곱다.


*저 시를 쓸 때가 이십 오륙년 전이지 싶습니다.

산촌의 유월은 지금도 참 곱지요. 푸르른 날입니다.

햇살은 참 좋은데 바람이 거칠게 붑니다.

바람에 넘어진 고춧대를 세워주고 끈으로 묶어줬습니다.

열매를 맺고 꽃을 피우고 가지가 벌어지는 고추나무에게 소곤거립니다.

저 바람을 이겨내는 것도 너희들 몫이야.

강하게 견뎌야 해.

오늘, 대통령 취임식 연설을 들었습니다.

새 지도자가 탄생한 대한민국이라 더 좋군요.

말 많고 탈 많았던 과거의 정치판을 비빔밥처럼 잘 버무리겠지요.

어렵고 힘든 민심을 살려주시겠지요.

유월! 참 곱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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