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집
풀 뽑고
돌 골라내고
꽃 심는다.
천년만년 살 것처럼
솔 향에 취하고
산새 소리 정겹다.
온종일
내 친구는
음매, 컹컹, 야옹
신문에 난 활자 같은 풀꽃들
집 안팎 포옥 감싼 채 늘
내 속내 따라
울고 웃는다.
모든 것이
제 나름대로 살다 가듯
집은 안전하다.
**30여 년 전 산기슭 다랑이에 터를 닦아 집을 지을 때는 동네에서 산 모롱이 몇 개를 돌아 올라와야 했어요.
풀이 무성한 길, 겨우 경운기가 드나들던 길이었지요. 옛날에는 숯을 구웠던 골짝이라고 해요. 고갯길에는 산적들이 진을 치고 오가는 길손 등짐을 털었다지요. 그 골짝에 터를 마련했을 때만 해도 옆에는 옆에는 애기장과 공동묘지가 있었지요. 염소와 개가 없으면 무서웠어요. 그래도 내 집이라 안전하더군요.
지금은 집앞으로 관광순환도로가 나고 매실나무와 벚나무가 가로수로 심어졌지요. 외딴집이었던 우리 집 아래 위로 대여섯 가구가 들어와 살지요. 지금은 동네가 멀어도 이웃이 있으니 외롭지 않습니다.
그때 쓴 시를 올려놓고 과거를 반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