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김

by 박래여

입김


겨울, 움츠린 자라목 같다

호주머니에 손 푹 찔러 넣고

집 떠나버린 벌 떼의 둥지 본다

혼신을 다해 지은 집

버리고 갈 수밖에 없는 운명처럼

이파리 털어낸 나뭇가지 떨고 있다.

살그머니 다가가 입맞춤 하면

내 안의 따뜻한 입김으로 봄이 피어날까

지난 이맘 때 모두 뭘 했을까

농부는 씨앗을 저장하고

노인은 젊은 날 그리워했으리

과거를 되새기며 미래를 여는 사람들

쓰러져 가는 생명 줄 잡고 잉태를 꿈꾸는

종결의미이자 시작을 향한 발단부분

겨울, 사박사박 어우러져 걷는

저 생명의 입김

귀 세우고 들어보자

움츠린 자라목이 쑥 나올지.



**2026년도가 밝았습니다. 활기찬 새해 여십시오.

가슴에 희망 하나 품고 시작하면 좋을 듯해요. 희망은 좋은 기운을 몰아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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