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름살이 시>
대출금
나무그늘에 앉았다고
다 풍월 읊는 건 아니더라
꼬리 탈탈 치며 노는 흰둥아
개 팔자 부럽구나.
숲이 푸른 것은
수 십 수만 개의 나뭇잎이
서로 어우러져야 하는 일
저 혼자 푸르다고
다 푸른 건 아니더라.
누가 내 논에 우리구멍 냈을까
이 구멍 막으면 저 구멍 터지고
저 구멍 막으면 이 구멍 터지니
차라리 땅 팔아 이밥 차리고
촛불 밝혀 이농 하랴.
대출금 고지서 받은 날
개 팔자 부럽더라.
**국가에서 주는 저리라고 대출금 넙죽넙죽 받아 쓸 때는 살만한데 대출금 이자 갚을 날이 돌아오면 가슴을 졸였지요. 아랫돌 빼서 윗돌 공구는 촌부의 삶을 살아왔네요. 이젠 나잇살 늘어 대출금 준다 해도 손사래 치며 있는 것 아껴 쓰자는 주의지만 참 힘들 때 생각나게 하는, 추억나들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