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바람아,
언제나 불어왔던 바람아.
내 안에 자리 잡은 불안을 꺼내어 애초에 없었던 것처럼 흩날려 주어라.
맑고 시원한 너의 영혼이 내 마음에 담겨,
이 마음이 정화되도록 불어 주어라.
날숨에 근심이 나가고 들숨에 후련함이 들어와 내 마음을 덮어 주어라.
'안도하라' 전하는 네가 느껴지도록.
바람아,
언제나 불어왔던 바람아.
오늘은 의미를 붙여 너를 느껴본다.
네가 없다면 저 나뭇잎도 저 하늘에 구름도 멈춰있겠지.
나를 스쳐 그에게 닿을 오늘의 바람아,
나를 대신해 기억의 향기를 실어 전해 주겠니?
너의 온도와 향기 속에 우리의 추억이 잊혀지지 않도록,
그의 온 주변과 코 끝까지 닿아 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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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바람아,
오늘은 잔잔히 불어와 나를 오롯이 담아주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