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는 리허설이 없다

by 진혜
삶에 리허설이 있다면?


"와... 너무 좋은데?"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현생에 리허설이 있다고 생각하니 '안도감'과 약간의 '후회스러움'이 느껴졌다.

다시 기회가 주어지니 신이 나고, 무조건 더 잘할 수 있었겠다는 망상에 빠진다.


내 삶이야말로 오롯이 타인이 아닌 내가 연출하고 결말을 맺을 수 있는 영화 아니던가.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 말을 생각하면 내 마음이 갈팡질팡하여 평온 추구와 용기의 중간에 서 있는 느낌이다. 진심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無의 상태로 지금의 상태에도 만족을 느끼며, "뭐 어때, 괜찮지 않아?" 하고 자기 위로하며 유유히 지내고 싶은 날이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문에 무언가 찾아내 새롭게 시작한다. 도전하고 성취하는 뿌듯함이 살아있음을 강력하게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지만, 아무 일(성공)도 일어나지 않는 건 더 싫어!"


하하.

이런 모순덩어리.


목숨은 두 번의 기회가 없기 때문에 재방송, 녹화 없는 리얼 생방 장편영화인듯하다.

단 한 편의 영화가 매 순간 촬영 중이다.


"자~리허설이 끝났습니다. 촬영 시작할게요! 아 유 레디! 액션! "


이 영화는 애초에 리허설이 없다. 누군가가 복사를 할 수도 없다.

매 순간 해프닝이고 매 장면이 성찰인 이 삶에서, 유연하고 강단 있게 나만의 방식으로 나의 영화를 완성해 나갈 것이다.





EP.

오늘은 약간 마음이 허전한 날이다.

인생에 리허설이 있었다면 일을 제치고 바다에 갔을 것이다.

'이상도 하지..' 날씨 탓이라며 추측을 해본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근을 하고 이렇게 글을 쓴다.

나의 영화를 위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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