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2035년, 50대의 나
음.. 내가 벌써 32살이군! 많이 늙었어 ㅋㅋ
미용 인생도 이제 14년.. 대단해 놀라워 써프라이즈.
난 24살에 초디를 마무리하고 인정 많은 디자이너가 됐지.
처음엔 스탭 생활을 오래 한거 같았는데 이제 와 생각해 보니 더 알차게 보낼 걸 그랬어.
성숙해지고 싶었던 나의 20대~ 지금 나의 생활은 너무 만 족해. 이쁜애기랑 우리 신랑, 그리고 날 찾아와 주는 고객들..
건강하게 행복하게 그리고 후배를 위한 스승이 돼야지.
한혜진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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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05 _ 22살의 혜진이가 32살의 혜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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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래진 흰 종이에 써있는 윗글은, '22살'의 내가 십 년 후, '32살'의 나에게 써 본 편지다.
나는 이 종이를 수첩에 잘 접어 보관하고 있었다.
글씨체와 내용에서 그 시절의 젊은 에너지가 느껴진다.(32살이 많이 늙었단다ㅋㅋ)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으며, 서른세 살에 내 공간까지 오픈했으니, 만 나이로 치면 편지 속 바람들이 모두 이루어졌다.
'기록이 현실로 만들었다는 느낌, 그래서 나는 기록의 힘을 믿는다.'
2006년도의 나는, 십 년 뒤의 나를 응원했고!
2025년도의 나는, 십 년 뒤의 나에게 벌써 감사하다.
오랜만에 꺼내본 과거의 편지를 읽으며, 오늘은 10년 뒤 '2035년의 "나에게 쓰는 편지"를 써본다.
to. 혜진
벌써 50대네? 우와~ 우리 윤종이가 성인이야! 키도 크고 인물이 좋아 여자친구는 진작에 있었는데, 요 녀석들~ 꽤 오래 만나는 거 같더라. 아무튼, 좋아하는 일을 일찍 찾아서 공부도 하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생활력 강한 아이로 잘 컸어. 곧 서울에 가서 자취할 거래.
남편은 햇빛을 많이 봐서 그런지 피부가 사계절 내내 까무잡잡하긴 한데, 이제 일을 혼자 척척 잘 하고 있어. '일 잘 하는 카리스마 남자'로 동네에 소문났대~ 요즘 묘목 주문이 넘쳐나서 나도 이따금 일을 돕고 있는데, 용돈을 아주 넉넉히 주네? 역시 결혼 잘 했어 ㅎㅎ
나는 '글 쓰는 헤어디자이너'로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시간 부자가 되었어!
여러 사람들과 소통하며 즐겁게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가끔 나의 공간에서 독서모임을 하기도 해. 예전엔 어떻게 6일 근무를 했지? 지금 3일 근무를 하면서 운동도 다니고 여행도 다니고.. 이제 도서관은 내 단골 아지트야.
50대가 되면 노화된 내 모습이 서글프게 느껴질까 봐 걱정했는데, 여전히 마음이 안 늙어서 그런지 차이점을 모르겠어. 운동을 해서 오히려 건강해진 것 같아!
그리고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만남만 하고 있어. 얼마나 속 시원한지 몰라~
혜진! 10년 동안 어땠어? 이 글을 읽으며 웃고 있을까? 아니면 조금 속상해하고 있을까?
나는 네가 어떤 상황에,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지 느껴져..
너는 늘 그랬듯 생각하고, 기록하고, 공감하고 있을 거야.
다른 사람 시선에 자유로워지고, 하고 싶은 일 하면서 행복하게 살아줘서 고마워.
..이제 마무리하려는데, 자꾸 이 말만 떠올라.
있잖아!
그냥, 나는..!
나한테 고마워.
고마워, 혜진아.
- 2025.07.24 날씨: 엄청 뜨거움 _나의 공간에서 글 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