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억의 한 조각이고 싶다
어딜 가나 커피숍과 미용실이 참 많다고 한다.
수많은 미용실을 지나 나의 공간에 방문해 주신 고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한 요즘이다.
고객이 단골 미용실을 옮기는 것은 힘든 일이다.
한 끼 식사를 위한 단골 식상을 옮기는 것도 도전이지 않는가!
헤어숍에서의 경험은 한 번의 어긋남으로 짧게는 하루, 길게는 몇 달 기분을 좌우할 수 있는 엄청난 공간이다. 1센티만 다듬어 달라고 하는 고객님에게는 정말 1센티만 커트해 드려야 한다. 1센티가 5센티가 되지 않도록 미용인의 감각의 자가 중요하다.(시술 전 상담과 달리 모발이 길이가 짧아져 당황했다는 사례가 의외로 많다)
이제 헤어디자이너는 머리만 잘 해서는 안 된다. 가성비와 가심비 모두를 만족시켜드려야 한다.
우리샾 기준 커트 요금이 2만 5천 원이라는 가정하에 무조건 그 이상의 가치를 느끼게 해드려야 다음 재 방문이 일어난다. 매장의 음악, 향기, 고객 응대 멘트부터 작업 숙련도까지 어느 하나 고객의 마음에 거스름이 일지 않도록 좋은 느낌을 느끼게 해야 한다.
'사르르' 고객의 모발을 부드럽게 터치하고, 원하는 느낌으로 가윗날이 '사각사각' 모발을 끊어 낼 때 우리의 연결됨을 나는 안다. 이 만족도가 단골 고객으로 완성 시킨다. 나는 머릿발, 화장발, 옷발.. 여러 발 중에 머릿발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의도한 잔머리 한 올이 주는 한 끗 차이의 느낌을 고객에게 전달하고 싶다.
미용 경력이 쌓이며 느낀 점이 있다.
'힘을 뺀 미용을 하자'
여기서 말하는 힘은 머릿속 계산이다.
이제 나에게 계산은 중요하지 않다. 우리 모두 외모가 다르듯 모발의 특성이 다 다르고 원하는 느낌에 따른 시술 방법도 다양하기 때문에 교과서적인 시술 레시피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나의 미용은 감각, 작업 속도는 연륜에 대한 숙련도이고 결과물은 감성이다.
그래서 나의 공간에 오는 고객들의 마음에 '이곳은 지루하지 않고 원하는 스타일로 해줘서 믿음이 가고 기분이 좋아!' 하는 기억을 전달하고 싶다.
그리고 이젠 안되는 건 안된다고 할 수 있는 용기 있는 미용사이기도 하다.(무리해서 억지로 진행하고 결국 자책을 많이 했었다) 고객과 나를 위해 솔직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
요즘은 경력이 최고의 무기가 아니다. 경력이 짧아도 고객에게 인정받으면 하이퍼포머 헤어디자이너이다. 이 인정은, 자기 계발과 브랜딩이 중요해서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
나만의 컬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덧 나와 결이 잘 맞는 고객들로 이 공간이 채워지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 오랜 시간 해온다는 것은 큰 행운이고 감사와 자랑이다.
훗날 내가 가위를 내려놓을 때 "그 미용실 .. 참 좋았었지"라고 일생의 좋은 기억 중 한 조각으로 남길 바라며..
오늘은 어떤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지 설레는 마음으로 나의 공간의 문을 열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