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순

늙어서 같이 킥보드 타려면 건강합시다!

by 진혜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기억을 못 할 뿐 이 글을 쓴 나와 읽고 있는 여러분은 언젠가 마주쳤을지도 모른다. 이 수없이 많은 인연 중 오랜 시간 내 곁에 남아있는 진짜 인연은 얼마나 될까?

가족을 제외하고, 나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 다섯 명만 꼽으라면… 몇 년 단위로 조금씩 바뀌기도 하지만, 언제나 빠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녀의 이름은 김영순(가명)이다.

나에게는 속 마음도 믿고 털어놓을 수 있는 나의 그녀, '김영순 언니'가 있다. 그녀는 나보다 두 살 더 많지만 함께 할 때 세상 속 편하고 때론 나도 모르게 툭 튀어나오는 비속에도 "허허" 하며 웃어 넘겨주는 진짜 '찐친'이다. 때론 내가 너무 까부는 것이 아닌가 미안하기도 하지만 늘 "허허" 웃으며 귀엽게 봐주는 듯하다.

그녀와의 첫 만남은 내가 이십 대 중반, 같은 헤어숍에서 근무를 하게 되면서인데, 같이 일한 시간은 겨우 두 달 남짓이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 속에서도 우리는 깊게 연결되었고, 오랜 시간 숙성되어 왔다. 우리의 대화는 항상 신이 났다. 일을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와 사적으로 생기는 모든 고민을 그녀 앞에서는 가감 없이 털어놓을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삼십 대가 되면서 그녀는 나의 생일날 결혼식을 올렸고, 그날 부케를 받은 나는 6개월 뒤 결혼했다. 서로 성별은 다르지만 두 달 차이로 아이도 낳았다.


작년 여름에 있었던 일이 생각난다.

"김 여사! 나 펜션으로 이틀간 놀러 가~ 잘 지내고 있어!" 라고 연락을 했는데,

"어디로? 나도 이틀 놀러 가는데!... 혹시?"

세상에나! 우리 가족이 해마다 가던 그 펜션으로 2박 3일, 게다가 바로 옆방으로 예약을 했단다.

"꺄악! 진짜야? 헐~ 대박이다!! 우리 같이 장보고 놀자~"

우리의 인연은 이렇게 질기고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오래 알고 지냈다고, 지금 친하다고 '인연'이라고 '친구'라고 할 수 있을까?

함께 했을 때 마음이 편하고 나를 헷갈리게 하지 않는, 그리고 변하지 않는 진득한 만남.. 나는 이 세 가지가 맞아 떨어져야 '진짜 친구'라고 부르고 싶다. 이러한 이유로 나이가 들면서 친구가 많지 않다고 느끼나 보다. 아는 사람은 많은데 마음이 동하는 그런 관계가 적어진다.

그런데 나의 그녀, 김영순 언니는 한결같이 내 마음을 도닥여주고 조용히 들여다봐 준다.

김영순 언니와는 늙어서 같이 킥보드 타고 경로당 다니며 놀기로 했는데, 과연 이루어 질까?

우스갯소리 같지만 나는 진심이다!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늙어갈지는 모르겠지만 이것 하나는 확신이 든다.

나는 그녀와 계속 친구가 될 거라는 믿음.

너무 고마운 존재이자 친구 같은 나의 김영순 언니를 생각하며 인연의 고마움을 글로 남겨본다.



"김영순 언니이~ 우리는, 운명이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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