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엄마, 이스라엘에 돌아오지 마!

이스라엘 귀국 비행 취소??

by Kevin Haim Lee

"엄마, 그냥 지금 비행기 취소해!"

"돌아와도 새벽에 대피해야 하고 엄마 너무 힘들어!"

"그냥, 한국에 더 있어!"


이스라엘에 있는 남편과 딸이 내게 이스라엘 귀국 날짜를 연기하라고 한다.


나는 6월 29일 비행기로 두 달 반 정도의 한국 방문을 마치고 이스라엘에 돌아갈 예정이었다.


내가 출국을 한 4월 초에도 이스라엘은 하마스, 헤즈볼라와 전쟁 중이었다.


그러나 2년 정도 지속되고 있는 이 전쟁 속에서도 이스라엘은 일상생활을 유지하며 살 수 있었다.


회사를 다닐 수 있었고, 학교도 다닐 수 있었고, 해외여행도 마음대로 할 수 있었고, 모든 일상은 느리지만 다 계획하고 살 수 있었다.


2023년 10월 7일부터 이스라엘은 길고 긴 인질 협상을 진행하면서 이미 2년째 전쟁 중이었다.


그래서 2025년 6월 13일 새벽 3시 이란을 선공격한 이스라엘의 결정은 놀랍기가 그지없다.


지금 이스라엘 국민은 코로나 보다 더 폐쇄적인 전쟁 가이드 속에서 1주일째 지내고 있다.


아이들이 있는 부모들은 집 안에서 아이들과 대피를 하고 24시간 함께 지내야 한다.


이스라엘 소셜 미디어에는 전쟁 중이라서 불안하고 갑갑할 사람들을 위한 집에서 할 수 있는 요가, 필라테스, 심리학자 강연 링크들이 수두룩하게 메시지로 들어온다.


이스라엘 상황은 점 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것 같다. 이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미국도 이란을 공격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전쟁이 사그라들지 않고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예정된 6월 말에 이스라엘에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점 점 줄어들고 있다.


오늘 이스라엘 국적기 엘알 항공에서 장문의 이메일이 날아왔다.


현재 이란과의 전쟁으로 인하여 지난주 금요일부터 해외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이스라엘 국민은 150,000명이다.


이스라엘 영공과 해상이 현재 폐쇄된 상황에서 그들을 비상 긴급 항공과 배로 이스라엘로 데리고 오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스라엘에 있는 외국인들도 발이 묶여있다.

세계 각국의 나라들은 자국민들을 요르단이나 이집트 육로 국경으로 하여 탈출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가 꼭 이스라엘에 들어갈 이유가 있을까?'


어젯밤에 딸아이와 통화를 하고 마음이 흔들린다.


딸아이의 졸린 목소리.

새벽마다 대피하느라 너무 피곤하다는 아이.

그래도 자기는 괜찮으니, 엄마는 이스라엘에 지금 돌아오지 말라는 아이.


전쟁 속 안으로 나는 뛰어들어갈 수 있을까?


물론 우리 엄마는 전쟁이 나자마자 이스라엘에 들어가지 말라고 난리시다.

매일매일 난 이스라엘 상황을 지켜보며 한국과 이스라엘의 8,200 KM 긴 거리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이스라엘 국민은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