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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이 넘으면 건망증이 판을 친다!-제8화

어제 새로 산 이어폰을 찾지 못하면 죽고도 싶다

by Kevin Haim Lee

지독히도

텔아비브 겨울 해변


정신이 왔다 갔다

제정신이

돌아오지 않는다.


새까맣게 깜깜하게

감쪽같이 사라진

어제 산 새 이어폰

도저히 어디에

마지막 두었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오늘이

며칠이고

무슨 요일이고

두세 번씩

확인을 해야 하고,

집 열쇠는

어디에 두었는지

약속은 몇 시인지

꼭꼭 저 깊이

기억 속에

푹 넣어둔다.


숨바꼭질 꼭 꼭

내 숨찬 기억들

술래가 되어

전력으로 찾아보지만

꽁 꽁 기억들은

어딘가에 처박혀

찾을 수가 없다.


지금

아무것도

기억해야 할

이유가 없다면

참 좋겠다.


내 기억은

내 나이와 함께

어딘가에 깊숙이

숨어 있다.

이 세상에서

훨훨

날아 떠날 때

지금

못 찾은

기억들을

마지막으로

다시

찾을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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