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야! 50이 되면 몸이 아프기 시작한다.
이제 50살을 넘어 벌써 60살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서 혼자서 깜짝 놀란다.
더 이상 불꽃같았던 청춘이 아닌 듯해 마음이 서운하기도 하다.
이제 새파란 젊음은 지나가고, 시들시들한 중년으로 접어든 것 같다.
중년이 되어 살아가면서 새롭게 달라진 점은 하루를 보내면서 그리 흥분되는 일이 사라진다는 사실이다.
10대 때의 숨 막히는 하루들, 20대의 젊은 열광의 밤나들이, 30대의 월급에 얽매여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삶, 40대의 치열한 육아 전쟁. 이제 50대 후반에 접어드니 세상이 하루하루 느려지는 것 같다.
급격히 변하는 테크놀로지와 상상 이상으로 새로운 MZ 세대. 나는 언제나 뒤처져 가는 듯한 기분에 불안해진다. 나는 구식의 386세대로 한구석으로 밀려나는 느낌이다.
이런 마음이 들면 여기저기 고장 나기 시작하는 몸도 몸이지만, 아직도 생각은 생생한 30대로 남아 있는 데 나이 들어 무능력한 사람으로 치부되는 것 같아 주눅이 든다.
그러나 이제 반면에 50대가 되면 좋은 점에 대해서 쓰고싶다.
이제 더 이상 월급에 매달리며 죽어라 회사에 다니지 않아도 될 만큼 돈이 부족하지 않다.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서 알바를 하며 자기 앞가림을 한다.
이스라엘에서 친구들과 여행도 갈 수 있고, 번개미팅으로 만나 와인을 마시며 지난 추억을 나눌 수 있다.
이렇게 가슴 따뜻하게 나날들을 보내며...
이제 나는 50대를 긍정적으로 변신시키려고 노력한다.
새롭게 일본어를 유튜브로 공부하기 시작했고, 집에 버려져 있던 아들의 오르간을 찾아내어 오르간도 치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두 번씩 한국 친구의 클리닉에 가서 침을 맞고, 명상도 하며 한국어로 끊임없이 수다를 떤다.
또한 일주일에 두 번씩 요가와 필라테스를 번갈아 하며 근육을 기르려고 안간힘을 쓰기도 한다. 설거지를 맡아서 하는 남편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기도 한다.
남편을 한 달 동안 동남아로 여행을 보내기도 했고, 4월에는 친구들과 가족을 만나기 위해 한국 여행을 계획했다.
40대에는 인생이 너무 복잡했으며 여유를 부릴 수 없었다. 하루하루가 전쟁 같았고, 한 달 내내 시간에 쫓겨 쉼 없이 로봇처럼 살았다.
하지만 50대가 되니 친구들이 소중해졌고, 가족이 있어 행복하고, 경제적으로 안정되었으며, 마음이 혼란스럽지 않아 좋다.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은 뒤로하고, 앞으로의 날들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살고 싶다. 그렇게 살면 120세까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50대의 삶의 목표는 젊었을 때의 목표와 전혀 다르다. 50이 되기 전에는 앞만 바라보며, 남들 앞에서 잘나고 싶다는 욕망이 컸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만들어 놓은 울타리 안에서 차분하게, 그리고 단단하게 세월을 잡고 싶다.
그래서 나는 결코 55세를 움츠러들고 맥없이 보내지 않을 것이다. 활짝 웃으며 세월을 받아들이고, 행복하고 뜻깊게 살아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