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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한국의 차이?

난 어디에서 생을 마감할 것인가?

by Kevin Haim Lee


오늘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전쟁이 시작된 지

600일째입니다.


저는 이스라엘에서

8,000킬로 떨어진

한국에서

사이렌 공포와

테러 염려 없이

자유롭게

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한국의 차이는

평화로움과

가슴 답답한

긴장의 유무에

있습니다.


이스라엘에 있을 때는

하루 종일 방송되는

전쟁 뉴스와

가끔 새벽이면 울리는

사이렌 소리

예멘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은

이스라엘 사람의

단잠을 깨워

괴롭히는 것이

목적이라고 합니다.


한참 깊은 잠에 빠진

새벽 2시 반에

사이렌이 울리면

대피 후 다시 잠들기까지

쉽지가 않습니다.

지긋지긋하기도 하고

뿔이 나기도 합니다.


한국에 온 지

벌써 한 달째

전쟁 없는 이곳에서

저는 아주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어찌나 맛집과

베이커리 카페가

많이 있는지

하루에 두 곳을

방문해도

갈 곳이 계속

생깁니다.


오래된 친구들과

박물관에 가서

겸재 정선의

산수화를 만끽하고

맛있는

들막국수를 먹고

친구 집에서

2차로

맥주 파티

한잔을 즐겼습니다.

'카하'

차디찬 맥주와

환하게 웃는

친구들은

세상에서

둘도 없는

보배입니다.


1주일에 두 번만

외출을 하고

나머지 5일은

우리 엄마와 함께

아점을 챙겨 드리고

저녁을 같이 먹습니다.


30세에

유학을 가기 전에

한 번도 엄마의

식사를

차리기는 안 해봐서

엄마와

함께하는 지금은

제게

너무나 새로운

경험입니다.


행복하고

뿌듯합니다.


서로 마주 앉아

밥을 먹고

커피를 타 드리고

간식 과일을 드리면서

하하하 호호호

옛날이야기를 하며

마음이 편해집니다.


오늘은

언니, 엄마와 함께

서울 근교

파스타&피자

맛집을

다녀왔습니다.


날씨도 화창하고

가게도 넓고

탁 트인 통창으로

초록초록 나무와

빨강빨강 꽃들이

즐비하게 멋을

뽐냈습니다.


곤돌라 피자와

치즈 샐러드

로제 파스타의 맛은

상상을 초월하는

맛이었습니다.


한국과 이스라엘은

거리가 먼 만큼

사는 방법도

삶에 대한 기준이

천차만별입니다.


저는 이제

반은 이스라엘

사람입니다.

한국에 오면

이제 기름 같이

겉도는 제 자신이

가끔 보입니다.


제가 언제까지

이스라엘에 살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좀 더

나이가 들면

생을 마감할 장소를

계획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때가 되면

제 마음이

한 곳으로

모아질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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