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본 모습

by 정수TV

지난 주말에 여학생 피구대회가 있다고 하였다. 아이들은 14명 정도 경기장에 가야 하는데 직접가는 교통편이 불편해 단순히 차량협조해주기로 하고 참석하게 되었다. 예전에 피구는 정식 체육종목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피구대회가 생길 정도로 아이들이 좋아하고 여러 명이 즐길 수 있는 체육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그렇게 시합에 나갈 아이들 몇 명을 내 차에 나눠 태워 대회장소로 향했다. 도착해 보니 이미 엄청 많은 다른 학교 선수들이 신나게 공을 던지고 받고 있었다.

같이 온 아이들은 이미 흥분 상태로 밖에서 열심히 소리치며 공을 던지고 있었고 같이 같던 선생님들끼리 주말에 이게 뭐냐며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드디어 경기시작 시간이 되어 경기장에 들어가니 승리를 위해 눈에 불을 켠 상대팀이 있었고 분위기가 장난 아니었다. 게다가 피구를 위한 복잡한 여러 경기 규칙이 있었고 보는 사람들도 엄청 많았다. 이후 나도 조용히 자리 잡고 앉아 경기를 관람했다.

엄숙한 분위기 속 경기가 시작되고 아이들은 열심히 공을 던지고, 피하고, 받으며 상대팀을 맞추기도 하고 우리팀도 공에 맞아 아쉽게 수비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그렇게 한게임을 이기고 나서부터는 아이들의 경기모습의 잘된 것과 잘못된 점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지도교사도 아닌데 내가 한명 한명 지도를 하기에 이르렀다. '차량 지원만 하기로 했는데...' 아이들과 같이 짜장면도 먹고 오후에 경기가 또 있어 이제는 내가 지도교사가 된 듯이 열심히 아이들 지도를 했다. 약간 의기소침한 아이에게 위로까지 했고 다음 경기에서도 이길 수 있었다. 경기 중 얼마나 소리를 질렀던지 같이 온 선생님들에게 그동안의 쌓였던 스트레스가 모두 풀리는 느낌이라고 했다.

아이들을 다시 학교로 데리고 가면서 나는 너무 기분 좋았다. 내가 마치 아이들과 함께 피구를 한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며칠 지나고 경기에 나갔던 아이들을 학교에서 가끔 마주치는데 왜 그렇게 반갑던지. 아이들도 나를 보는 눈빛에 친근함이 느껴졌다. 시합을 나갔을 때 경기전 어느 여학생의 무릎이 까진것을 보게 되었다. 얼마나 연습을 했으면 무릎이 까질 정도로 했을까 싶어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는데 아이는 괜찮다고 했다. 실제 경기를 하면서 얼마나 아이들이 극한의 상황에서 피구를 하던지 무릎이 까지는 것은 기본이었고 상처는 견뎌야 했다.

경기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큰 희열을 느꼈고 인생은 본 모습은 까지고 피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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