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개학을 맞이하여 학교에 와보니 나의 옆자리 나와 같은 체육 전담 선생님께서 갑자기 담임으로 간다고 한다. 이런 경우를 두 번째로 보는데 매우 심각한 상황일 때 이런 결과가 있다. 내 경험상 담임 선생님이 어쩔 수 없이 학교에 못 나오는 경우가 있었다. 그럴 때 꼭 전담교사가 담임으로 교체가 된다. 그날 오후가 되어 그 이유를 듣게 되었다.
담임 선생님은 고학년을 담당하였는데 올해 초부터 휴직을 원하셨다고 한다. 그런데 그 사유가 본인과 교직이 서로 맞지 않다고 하니 관리자들이 설득을 한 모양이다. 하지만, 세상사 성인 쯤되면 설득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본인의 생각과 의지가 중요했다. 그렇게 1학기를 근무하다 보니 사람의 의지만으로 버틸 수 있는 교직이 아니었다. 끝내 못 버티고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더 이상 근무를 못한다는 결론에 다다른 듯 싶다. 끝내 휴직을 내고 학교에 안 나오니 학교에서는 전담교사 중 한 분을 담임으로 교체하고 새롭게 기간제 선생님을 구해 전담 자리에 넣으려고 하였다. 기간제 선생님은 고학년보다는 전담 수업이 낫기 때문이다.
나 또한 교직을 그만두고 싶다. 정말 간절하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부담스럽다. 좋은 아이들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를 만나면 뭐랄까? 지옥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나에게는 또한 여러 이유로 교직을 그만둘 수가 없다. 무엇보다 경력이 높다. 26살에 교직에 발을 들여놓았으니 내가 학창 시절보다 더 오랫동안 교사생활을 하고 있다. 이 일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아이들 가르치는 게 지옥 같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게 이것뿐이니 나는 계속해야 한다. 그것이 나의 숙명이고 내가 나의 인생을 영위하는 길임에 틀림없다. 이곳이 지옥이라도 상관없다.
집사람과 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같은 교사인 집사람은 젊은 교사의 봉급이 적어서 그랬을 거라 얘기한다. 자본주의에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슬픈 말이었다. 나도 물론 돈이 중요하다 생각 들지만, 돈은 사실 두 번째 문제이다. 사람이 어찌 돈만 보고 살 수 있을까? 물론 나도 첫 봉급 받고 큰 충격을 받았다. 교사 봉급이 일반 공무원보다는 많지만, 그래도 공무원이다. 풍족하게 많을 리 없었다. 그 당시 뗄 것 떼고 88만 원이었다. 군생활 중 넣지 않은 기여금(퇴직금)을 두배로 떼고 받은 실수령액이니 지금과 비교해도 많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교직에 남은 듯싶다. 그 당시에도 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은 잘은 모르지만 나의 세배이상을 받고 있었다. 가끔 나도 그런 생각을 했다. '이 봉급으로 계속 직장 생활하기에는 어렵겠다'라는 하지만, 세상사 돈으로만 평가하면 이보다 더 슬픈 게 없는 거 같다. 돈이 생활을 결정하는데 물론 중요하지만 전부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