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by 정수TV

"나이 들어 뭣하러 열심히 공부해?"라는 핀잔을 집사람이 하였다. 매사 나쁘게만 보는 사람이니 그럴 만도 한데 세상을 살다 보면 열심히 해야 할 때가 있고 아닐 때가 있다. 미래는 모르기 때문에 항상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 든다. 하긴 요즘 가르치는 아이들이 11월이 되고 보니 처음에는 조심하더니 이제는 막 나가기 시작했다. 오죽 그랬으면 "선생님 참고 있는 모습이 답답해요" 어느 남자아이가 나에게 귓속말로 이야기했다. 나는 "괜찮아"라고 얘기했지만, 막말하고 말 안 듣는 아이들이 많아짐에 정말 지옥과 같은 느낌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내가 이런 모욕을 당하면서 돈을 벌고 있구나!' 스스로 생각을 하면서 그래도 아이들과 필요 없는 갈등은 만드는 게 좋지 않다 생각 든다. 예전(2021년)에 쓴 글을 한번 읽어 보게 되었다. 그 해엔 참 글도 많이 쓴 거 같다.

중학생 시절 아버지의 권유로 테니스를 배우게 되었고 친했던 친구도 같이 배우게 되었다. 테니스란게 배우면 배울수록 즐거운 게 아니라 어렵다는 게 느껴지고 나와 잘 맞지 않는 운동이란 걸 알게 되었다.

“선수할 거 아니니 슬슬해!”

코치 선생님께서 항상 말씀하신 내용인데 들을 때 나는 기분이 조금 언짢았다. 내가 물론 테니스 선수가 될 것은 아니지만 배우는 입장에선 그래도 “선수급 실력이다!”란 말을 듣기를 원하고 있었다.

그렇게 테니스를 어느 정도 배우다 교사 생활하면서 테니스를 정말 좋아하는 관리자를 만나 테니스를 자주 쳤다. 학교 여자 선생님들께도 테니스를 가르치는 날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꽃을 피우는 시기 같았다. 그렇게 즐거웠다.

테니스를 좀 더 잘 배우기 위해 또 학원에 갔다. 한참 열심히 배우고 있는데 MBC에서 ‘직장 노래방’이라는 프로그램이 왔다고 하여 학원생 모두 노래를 부르기로 했다. 나도 그때 고심 끝에 '꿍따리 샤바라'를 불렀다.

물론 시상에선 떨어졌지만 나이 지긋하신 학원생이 상을 받았다. 며칠이 지나고 전화가 왔다. 나에게 TV에 출연해 달라는 전화이다. 그날 노래를 잘했는데 사실 어르신께 상을 드리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내용과 나에게 TV에 나와 노래를 해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죄송해요. 제가 직업이 교사라 못 나갈 거 같아요”

지금 생각해 보면 나도 참 숫기가 없었다. 교사면 어떻고 의사면 어떠하리 TV에 나가 노래 부르는데 사실은 노래 실력이 없었다고 하는 게 정답일지 모른다.

얼마 전 전국노래자랑이 그 당시 내가 근무하던 영동군에 온다는 말이 있어 공문으로 예선에 참가를 권장하는 내용을 읽었다. 이걸 본 선생님이 나에게 출전을 권했다. 마치 그때가 생각났다. 역시 못 나간다였다. 그동안 노래를 안 했는데 무슨 실력이 있다고 그곳에 나가겠는가? 노래도 부를수록 느는데 너무 연습을 안 했다. 갑자기 나가려니 무슨 노래를 불러야 할지도 몰랐다.

인생은 모르는 것이니 항상 노래 연습을 해 두는 게 좋을 듯싶다. 예전에는 직원여행을 버스 타고 다니며 노래를 불러 어쩔 수 없이 1년 한곡 정도는 꼭 언제라도 부를 준비를 하고 있어야 했다. 그런데 요즘은 직원여행도 없어졌고 그럴 일이 없다. 이번 전국노래자랑 일을 겪고 보니 모든 일이 항상 준비하고 대비하는 게 좋은 거 같다. 내가 테니스 선수나 가수가 아니라도 언제라도 어떻게 쓰일지 모르는 게 인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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