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의 주제는 꾸준히 나를 괴롭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뭔가 일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는 뭔가를 머리속에서 쮜어 짜낸게 아니라 정말 자연스럽게 어느 순간이 생각이 난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날도 요즘처럼 엄청 추웠던 기억이 난다. 나는 대학 졸업을 앞두고 과외자리가 들어왔다. 그 당시 노래방이 인기라서 노래방 아르바이트도 몇주해보고 슈퍼에서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쌀배달까지 해봤다. 그런데 사실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었지만 워낙 불규칙한 대학생활에 그냥 학교생활이나 열심히하고자 더이상 아르바이트는 안하고 있었다. 다른 일에 비해 과외 아르바이트 자리라 크게 부담없이 하게 되었다. 고등학교 1학년의 남학생이었는데 역시나 공부는 뒷전이고 대다수의 남학생처럼 오직 다른 것에만 관심이 많아 보였다. 나는 수학을 가르쳤다. 고등학생때 보았던 수학 정석을 나름 정리해서 설명도 해주고 어떻게 문제를 쉽게 푸는지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렇게 두달 쯤 흘렀을까 두번째 과외비를 받는 날인데 요즘 말로 입금을 해주지 않으셨다. 나는 이상해서 물어봤는데 날짜가 안되었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날짜와 남학생의 엄마가 생각하는 날짜가 다른 모양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날짜가 지났는데 입금이 안되니 나는 기분이 묘했다. 아직 사회경험이 적은터러 세상은 이런가? 싶었다. 그런데 어느날 그 남학생의 엄마에게 전화가 왔는데 나는 당연히 두번째 과외비를 주겠다는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전화상으로 들은 그 아줌마의 이야기에 나는 세상에서 이렇게 돈 때문에 초라해진 적이없을 정도로 얼마나 폭언을 하던지 그 남학생의 아빠는 어느 중학교 체육선생님이라고 하던데 전혀 교육자 집안 다운 말이 아니었다. 그 아줌마의 막말을 나도 더이상 듣고 있을 수 없어 한달이 지난 날에 대한 과외비는 받지 않을테니 죄송하지만 그만 두겠다고 했다.
이유가 어떻든 간에 나는 그 아이를 가르치는 입장인데 이런 모멸감은 벌써 꽤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도 생생하게 생각난다. 아마도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안해본 입장에서 받은 충격이라 더욱 컸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왜 오늘 갑자기 이런 생각이 났을까? 단지 그날 처럼 추워서 그럴까? 아마도 그날 받았는던 추억이 너무 아팠기 때문인듯 싶다. 과외비를 받지도 않았는데 상처주는 말을 들었으니 아마도 이중의 아픔이 있었던 듯 싶다.
며칠이 지나서 내가 왜 이런 감정에 휩싸였는지 알것 같았다. 바로 웹툰 교실을 하는 것 때문이었다. 학교에 좋은 웹툰 장비를 구입해서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는데 나는 좀더 아이들에게 체계적으로 가르치기 위해서는 방과후 웹툰 교실을 열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런데 외부강사를 부르는 것보다 내가 그 교실을 열기위해 얼마나 노력을 많이 했는지 주위 선생님들께서 나에게 직접 웹툰 방과후 교실을 하라고 추천해줬다. 나는 처음에는 별로 생각하지 않았으나 며칠 동안 고민을 해보니 그것도 나쁜게 아니었다. 좋은 장비를 갖추는 것도 힘든 일인데 내가 스스로 아이들을 가르치면 보람도 되고 나도 그동안 배웠던 웹툰 그리는 방법을 좀더 확실하게 다질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래서 방과후 담당 선생님께 웹툰 방과후 교실을 개설하고 싶다고 얘기했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의외로 감정적으로 강하게 안된다는 것이다. 교사가 방과후 수업을 하면 안된다, 이미 방과후 개설 희망조사기간이라 안된다. 등 여러가지 안되는 이유를 들었는데 그 중 아이들 부모에게서 방과후 수강료를 걷어 내가 받아 안된다는 것이다. 그것이 가장 안되는 이유 중에 하나였다. 그게 가장 큰 이유라면 나는 없던 이야기로 하고 그냥 웹툰을 그리고 싶은 아이들을 오후에 가르치기로 하고 30명 가량의 아이들을 모집해 운영하고 있다. 아마도 과외하면서 아이의 엄마에게 들었던 모진 말들이 이번 방과후 담당 교사에게 들은 강한 어조의 여러 안되는 이유를 듣는 중에 생각난 듯 싶다. 그런데 며칠이 흘렀는데 그 선생님께서 나를 찾아 오시더니 자신이 얼마전 그렇게 말한 것을 사과했다. 나는 말로는 괜찮다며 받아 주었지만, 나의 마음까지 치유하기엔 많이 부족하였다. 아마도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주지 않는 말을 들었을때 누구나 이런 감정을 느끼는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