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제는 정말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이야기이다. 벌써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선명한 것을 보면 나에게 항상 누군가 이 말을 하는 거 같기 때문이다. 때는 2016년 정도로 기억난다. 학교에서 근무하는데 이상하게 관리자들과 트러블이 났다. 시골학교에서 하교하는 학교버스가 항상 늦게 오기에 그동안 방과 후 내가 아이들 데리고 신나게 놀면 그 모습이 보기 싫었던지 아이들을 다치게 할 수 있다며 못 놀게 하고 뭐만 하면 꼭 교장실로 불러 타박을 하는 것이었다. 살다 보면 교직관이 달라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었는데 어느 날 교감 선생님이 나를 찾아왔다. 대뜸 한다는 소리가 "선생님은 잘하는 게 뭐예요?"라는 것이다. 순간 너무 기가 막히고 '뭐 이런 예의 없는 사람들이 다 있나?' 몹시 불쾌했다. 본인들과 생각이 다르다고 이런 모욕적인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래도 교감선생님의 질문이니 나는 머릿속에서 내가 그동안 교직에 와서 잘한 게 뭔지 생각해보니 체육지도를 잘해 전국 소년체육대회에서 금메달 딴 기억이 났다. "체육지도 잘합니다" 그랬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그건 스포츠 강사가 하는 일 아닌가요?"였다. 너무 어이없었다. "그럼... 컴퓨터 잘 다룹니다"라고 말했더니 "그건 컴퓨터 업체에서 하는 일 아닌가요?"라는 대답이었다. '아! 이거 스무고개구나. 나를 그냥 망신 주고자 왔구나!'라고 느낀 순간 나는 쿨한 척 "없습니다."라고 했더니 놀라며 더 이상 할 말이 없던지 교감 선생님은 돌아갔다.
그런데 사람이란 참 이상하다. 물론 그때는 참 불쾌하고 본인 생각과 같지 않는 사람에 대한 공격으로 여겼던 말이 시간이 지나면서 자주 생각이 났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항상 내가 잘하는 게 뭔가를 나에게 묻곤 한다. 참 피곤하다. 마음을 편하게 쉴 수도 없고 내가 나태해질 때마다 그분의 예의 없는 말이 생각난다. 그러면서도 내가 잘하는 것을 찾아 열심히 살게 된다. 기분은 나쁘면서도 그래도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혹시 또 누군가 나에게 "잘하는 게 뭔가요?"라고 물어보면 당당하게 얘기할게 필요했다. 그 후 정말 이것저것 내가 잘하는 일을 찾아 실천했다. 책도 찾아보고 음악활동도 열심히 해보고 컴퓨터를 더욱 열심히 연구해서 유튜브에도 도전하였다. 나중에는 시골학교에서 도시학교로 나왔는데 이런 말까지 들었다. "선생님은 젊은 선생님들의 귀감이다."라고 쑥스럽기는 했지만 아직도 내가 잘하는 게 뭔지 찾고 있다.
이제 "잘하는 게 뭔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듯싶다. '절체 부심'이라고 했던가 2016년에 들었던 질문에 대한 대답을 7년 만인 2022년에 찾은 듯싶다. 우리는 누구나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 언제 닥칠지 모를 모욕적인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