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인사이트] 실무자의 논문 읽기
회사 내에는 사내 부조리를 고발하는 옴부즈맨, 고전적으로는 마음의 소리와 같이 자물쇠가 채워진 제보함 등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가 있습니다. 또한 조직문화를 중시하는 기업에서는 평가시즌에서의 크로스 피드백, 전사적으로 진행하는 익명 설문조사 등의 제도도 촘촘하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들 모두 조직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더 나은 근무환경을 추구하기 위한 제도들입니다. 여기서 궁금한 점이 있었습니다. 회사 또는 조직의 문제점을 제보(reporting)하는 방법은 다양하게 있지만 이를 제기(speak up)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지였습니다.
논문 ‘직장에서 목소리를 낼 용기가 있는가?’는 회사의 다양한 제도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음을 연구를 통해 입증하고자 했습니다.
먼저 연 매출 5000만 유로 이상 및 직원 수 500명 이상의 이탈리아 기업 375개 기업을 확보하여 회사 내 내부 커뮤니케이션 또는 직원 참여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 대상으로 169건의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측정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하였는데, 먼저 조직이 혁신 중심인지, 비용 절감 중심인지, 조직 문화가 수평적인지와 함께 회사와 일자리 수의 규모를 확인하였습니다.
다음으로는 관리자(매니저)의 직원들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았습니다. 직원을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는 존재로 인식하는지, 경영층이 직원보다 회사에 대해 더 잘 안다고 인식하는지, 그리고 다른 의견은 조직이 나아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인식하는지 여부를 측정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직원의 의견 개진을 위한 제도였습니다. 소통의 경로는 비공식/공식 적인지, 직원 의견은 어떤 방식으로 취합하는지, 피드백 및 개선 조치는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인지 등이었습니다.
연구 결과, 회사의 전략이 혁신적이고, 수평적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큰 규모의 조직은 직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제도를 더 많이 갖추고 있었습니다. 여기까지는 회사의 시스템과 하드웨어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당연히 수긍이 가는 대목이었습니다.
그런데 연구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위와 같이 좋은 제도를 가지고 있는 회사라 할지라도, 관리자의 직원 목소리에 대한 인식 정도가 제도의 운영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회사가 혁신적이고 직원의 목소리를 언제든 들을 수 있는 채널이 구축되어 있다고 할지라도, 관리자가 “다른 의견은 의사결정에 걸림돌만 돼!”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제도는 실제로 작동하지 않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연구의 시사점은, 직원 목소리 청취를 위한 아무리 좋은 제도를 갖추고 있다고 할지라도, 팀의 관리자가 직원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면 제도의 목적을 잃게 된다는 것입니다. 많은 연구와 벤치마킹, 고민을 통해 애써 만들어진 제도가 관리자의 인식 부재로 인해 작동하지 않는다면, 이 또한 회사의 무형의 손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연구를 통해 제도의 성공적 운영의 전제는 ‘관리자의 마음가짐’이고, 결국에는 관리자 인식의 변화가 직원으로 하여금 목소리를 내게 하는 장치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의견을 개진하라고 해서 했다가 “다 이미 해봤어”라든가 “그렇게 해서 뭐 하게?”와 같이 직원의 입을 막는 소통이 결국 제도의 효용성을 상쇄시킨다는 것입니다.
연구를 보고 부정적 인식에서 흘러나온 말 한마디로 좋은 제도가 무력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두려운 생각마저 들게 됩니다. 경험이 많은 관리자로써 직원의 입을 막는 소통이 아닌 입을 여는 소통을 고민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고민이 조직의 지속성을 증가시키고, 보이지 않는 범위에서 생산성의 향상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연구였습니다.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원제: Do You Dare to Speak Up at Work? A Study on Organizational Conditions Enabling or Discouraging Employee Vo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