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조직 내부를 변화시킨다?

[실로암 인사이트] 실무자의 논문 읽기

by 사다리키퍼

“CSR은 MZ세대 조직 구성원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를 읽고


실로암 인사이트는 실무자의 시각으로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논문을 조명합니다.

학술이라는 소스를 비즈니스 현장의 렌즈로 바라봅니다.

마치 실로암 연못에서 눈을 뜬 사람처럼, 실무의 관점으로 논문을 읽기 시작합니다.


“CSR? 그냥 회사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하는 활동 아니야?”

“기업의 사회적 책임? 회사를 떠나는 구성원도 책임지지 않으면서 무슨 사회적 책임?”


CSR 업무를 하면서 주변에서 놀리듯이 들은 이야기들입니다.

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의 범위는 환경, 사회, 정책, 노동환경, 준법 등 워낙 광범위하지만, 오늘은 단순히 기업이 사회에 좋은 일을 하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으로의 CSR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우리 회사의 업과 연계된 사회공헌활동을 기획해 보세요.” -A 회장-

“마케팅팀과 협업하여 판매실적을 올리는 사회공헌활동을 기획하세요.” -B 임원-

“내 오랜 꿈이 저소득 가정의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일이었습니다. 예산을 충분히 줄 테니 마음껏 기획하고 실행해 보세요. 단, 회사 홍보가 아닌 아이들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이 가게 세심히 준비해 주세요.” -C 이사장-


CSR 업무를 하며 실제로 겪은 경영층의 사회공헌에 대한 의지는 이처럼 다양합니다. 위 세 가지 주문 중 무엇이 옳고 틀리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각자 기업에 대한 신념과 절박한 의지에서 나온 주문일 테니 말입니다.


다양한 CSR 활동들이 기획되었고 실행되었습니다. 임직원이 참여하는 친환경 활동, 지자체와 함께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 재난 상황에서의 긴급 구호, 전국을 돌며 진행하는 건강검진, 방과 후 대체수업에서의 코딩 교육, 연탄 나르기, 김치 담그기, 배식봉사, 반찬배송 등 1차원의 활동들, 해외 글로벌 기업 탐방, 과학캠프, 가족캠프, 생태활동캠프 등 각종 캠프활동 등.


CSR 실무자는 경영층의 목적에 맞춰 프로그램을 기획하거나, 또는 필요에 의해 경영층을 설득하여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기업의 다양한 CSR 활동은 일회성 보여주기식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고, 확고한 목적의식에 따라 꾸준하게 활동을 가져가기도 합니다.


위에 나열한 활동들은 대부분 회사 밖 사회를 향한 활동들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활동을 바라보고 참여하는 회사 내 구성원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회사의 사회공헌활동을 마냥 좋게만 보고 있을까요? 그들은 이러한 생각들을 어떻게 표출할까요?


논문 “CSR은 MZ세대 조직 구성원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에서는 기업의 CSR 활동이 조직구성원, 특히 MZ세대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조직구성원의 커뮤니케이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명한 연구입니다.


자상 5조 원 이상 대기업 근무자 260명을 대상으로 X세대와 MZ세대를 구분하여 조사하였으며, CSR 인식 수준과 조직과 구성원 간의 관계, 조직동일시(Organizational Identification, 조직과 나를 하나로 생각하는 경향), 그리고 이들의 커뮤니케이션 행동을 조사하였습니다.


세대 간 공통적으로 나온 결과는 CSR은 직원의 태도와 행동에 영향을 준다는 점이었습니다. 회사가 CSR 활동을 잘할 경우, 직원은 회사에 더 소속감을 느끼며, 회사에 대해 긍정적인 이야기를 외부에 많이 하게 됩니다. 반대로 CSR 활동을 하지 않거나 부족할 경우, 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불만을 상대적으로 더 표출하는 계기가 됩니다.


다만 회사가 사회공헌활동을 시작했다고 해서 바로 직원의 행동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조직과 구성원 사이의 신뢰와 만족 같은 관계성과 조직 동일시에 따른 직원의 행동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결과는 회사의 사회공헌활동에 대해 세대별로 나타나는 반응이 달랐다는 점입니다. 먼저 X세대(1965~1980년생)의 경우 회사와의 관계성, 소속감 등이 CSR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쉽게 말해, “우리 회사는 이러한 좋은 일을 하고 있으니 내가 뿌듯하네, 주변에 자랑해야지”와 같은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MZ세대(1981-1996년생)는 다소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일단 조직에 대한 로열티나 조직 동일시가 낮았고, 상대적으로 소셜 미디어 등 외부 채널을 통한 불만을 표출하는 빈도는 높았습니다. 이러한 배경으로 CSR에 대한 인식도 달랐습니다. 한마디로 “회사가 좋은 일을 하는 것은 알겠는데, 나의 자유와 회사 시스템의 공정성이 더 중요해”와 같이 자유와 공정을 보다 중요시하는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에는 여러 의미에서 유능한 인재가 필요합니다. 이들을 회사에 계속 유지(retention)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CSR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시사점을 주는 연구라고 보여집니다.


먼저 커뮤니케이션의 관점으로 CSR을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전략적 요소로 고려해야 합니다. 구성원들에게 소속감을 고취시킬 수 있고 회사의 신뢰를 높이는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조직 내 세대별로 CSR에 대한 인식이 다르다는 결과에 착안하여 단순히 이야기의 확산(megaphoning)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세대에 따라 구성원이 직접 참여하고 공정하다고 인식되는 활동들을 전개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는 단순한 기부나 일회성 활동보다는 임직원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며, 조직 내에서 공감이 전파되는 활동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은 결코 사회만을 향하지 않고, 내부 구성원에게도 반드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따라서 관련된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조직 유지를 위한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관점도 포함된다면, 보다 진정성 있고, 소위 등잔 밑이 밝은 기업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는 인사이트를 얻은 연구였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제: CSR은 MZ세대 조직 구성원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 CSR 효과의 세대 간 차이 분석을 중심으로

논문 바로가기: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825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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