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코스모스길과 파도소리

by 후리지아

올 가을에는 코스모스 꽃은 못 보나 했다. 아이랑 같이 바라보고 싶은 것이 많다. 하지만 자기 삶도 바쁜 시기라서, 그리 같이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지나고 나면 후회하는 것이 인생이라 짧게 지나가는 가을을 같이 맛보기로 했다. 출발하는데 아이가 시큰둥해서 맘이 편치 않았다.


먼저 둘러보고 좋았던 곳이라서 찾아간 곳, 엊그제 보고 좋았던 풍경은 없었다. 항상 나중에 아이들에게 보여줘야지 하면 늦는다.


어제에 예뻤던 그 하늘이 오늘은 그 하늘이 없다. 아이들이 웃으며 말했다. '엄마! 어떻게 똑같을 수가 있어?'

하지만 부모 마음이 그런 것이다. 좋은 것, 예쁜 것을 같이 보고 싶어 하는 마음...


머리 위에서 날아가던 비행기도 안 보인다.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냥 발길을 들길로 옮겼다. '억새나 보여줘야겠네.'


산책길에 "코스모스" 꽃밭을 만났다. 개화한 지 얼마 안 돼서 화려하진 않아도 예뻤다. 아이도 좋아하는 모습이다. 사실은, 내가 더 좋아서 사진을 찍기 바빴다. 코스모스 사랑이다.


노을도 보여주고 싶었다. 그렇게 멋지던 노을도 저번 그 노을빛이 아니다. 오늘은 밀물이라서 파도 소리가 철썩였다. 허공을 가르는 갈매기가 멋지다. 비행기 대신 갈매기를 찍었다.


아이도 기분이 좋은지, 재밌는 이야기도 들려주며 웃었다. 바닷물에 손도 담그고, 파도를 피해 달아나며,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어제에 예쁜 하늘은 오늘은 없음을, 풍경은 매일 달라져감을 알기에 소중한 시간이었다.

짧은 시간을 같이 했지만, 코스모스 꽃과 억새풀, 바다 갈매기와 파도소리로 추억을 남겨본 날이었다.


부모와 자식은, 살아가며 느끼는 삶의 온도가 다르기에, 아이와 공감했던 한 조각의 추억들이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