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소 2개를 챙겨주고, 2개는 누나들이 먹었다.
딸 많은 집에 마음 고생하던 엄마 을섭씨가 드디어 아들을 낳았다. 나의 기억은 없지만 을섭씨는 얼마나 기뻤을까? 딸들 이름에서 "옥"자가 빠지고 "용"자를 넣어서 이름 지으신 덕을 본 것일까? 알 수는 없지만, 집안의 경사가 났다. 잘생기고 예쁜 아들이었다. 누나들이 기저귀를 빨고 업어주고 놀아주었다.
남동생에 대한 기억은 부모님의 기둥이면서 늘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는 사실이었다. 풍족하지 않은 살림에서 받으면 얼마나 받았겠냐만, 관심을 딸들보다 많이 받는 게 보였다는 것이다.
어릴 적에, 엄마 을섭씨가 남동생 주려고 하얀 통에 들어있는 원기소를 사다 놓으셨다. 외출하시면서 챙겨주라고 하면 누나들은 2개를 주고 2개를 먹었다. 고소하고 뭔가 특별했던 맛이 있었기 때문에 입맛을 당겼다. 그때의 원기소는 최고의 영양제였다. 많은 개수가 들어있던 원기소가 금세 떨어졌다. 물론, '엄마는 모르셨겠다'는 우리만의 유일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누나들은 남동생을 업고 물놀이를 하곤 했다. 남동생이 물놀이가 하고 싶다고 울어대서 "빨간 구박"에 태우고 놀아주었다. 몇 번 태워주다가 구박이 엎어져 물속에 빠지곤 했는데, 때 마침, 지게를 지고 지나가시던 아버지가 보시고, 불러서 혼을 내셨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남동생은 누나들 틈에서 잘 자랐다. 여성스럽기만 하면 어쩌나, 걱정을 하곤 했었다. 남동생은 수다 떨기를 잘한다. 누나들이 그 덕분에 편하다. 가끔 "딸"이라고 놀리곤 하는데, 싫지 않은 모습이다. 이 번 추석에 수다 못 떨어줘서 미안해! 눈 깜짝할 사이에 엇갈려서 수다 시간을 못 만들었다.
남동생은 엄마가 많이 사랑하는 거를 알까? 엄마 입장에서 아들은 대화가 약간 어렵다. 대화 자체가 엇박자가 날 때가 있다. 아들은 엄마가 편하다고 "세게" 말하는데, 그 말이 내려가지 않는 고구마 일 때가 있다. 그렇다고 같이 화를 낼 수도 없어서 "화"병이 날 수도 있다는, 누나가 아들을 키워보니 그런 면이 있는 거 같아서, 개인적인 생각을 더해보며, 이해해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전해본다.
남동생은 야물 딱지게 두 딸을 잘 키웠다. 누나들이 많이 예뻐하는 것 알지?
을섭씨의 장남인 큰아들, 부모님을 위해서 애쓰는 것 잘 알고 있단다. 큰일 때마다 앞장서고 소고기 사줘서 고맙다. 앞으로도 잘 부탁해! 누나들이 잘 도와 보도록 할게.
아! 까먹었다. 남동생이 누나인 나보다 더 잘 생기고 예뻐서 질투했었는데, 말 안 하려다 한 거다. 웃을 때 예쁜 을섭씨 큰아들, 언제나 파이팅 하자. 누나들이 많이 사랑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