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의 모든 것 시리즈 A: 「알쓸설탕」(알아두면 쓸모 있는 설탕 지식)
설탕의 모든 것 시리즈 알쓸설탕 A-8
설탕은 건강의 적이라고 한다. 그런데 인류 역사의 상당 기간 동안, 설탕은 생존의 동맹이었다. 냉장고가 없던 시대, 수확한 과일을 겨울까지 보존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 설탕이었기 때문이다.
원리는 삼투압이다. 고농도의 설탕 용액 속에서는 세균이 살 수 없다. 세균의 세포막을 사이에 두고, 세균 안의 수분이 농도가 높은 바깥(설탕물)으로 빠져나간다. 물을 빼앗긴 세균은 쪼그라들어 죽는다. 설탕 자체가 세균을 "죽이는" 것은 아니지만, 세균이 살 수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같은 원리로 소금에 절인 생선이 오래가고, 꿀이 상온에서도 상하지 않는다.
이 원리를 가장 체계적으로 활용한 식품이 잼이다. 잼의 역사는 생각보다 훨씬 길다. 최초의 잼이 만들어진 곳은 인도로 알려져 있다. 사탕수수의 원산지였던 인도에서는 일찍부터 설탕에 과일을 절여 보존하는 방식이 있었고, 기원전 320년 알렉산드로스 3세의 인도 원정을 계기로 이 기술이 서방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유럽에서 잼이 대중화된 것은 훨씬 뒤의 일이다. 설탕이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유통되기 시작한 16세기 이전에는, 과일을 꿀에 절이는 방식이 드물게 존재했다. 하지만 꿀은 자체 향이 강해서 과일의 맛을 덮어버리는 단점이 있었다. 설탕이 보급되면서 잼은 본격적으로 발전했고, 잼의 조리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사람 중에는 예언가로 유명한 노스트라다무스도 포함되어 있다. 그는 1555년에 출판한 저서에서 과일 보존법과 잼 제조법을 다루었다.
제대로 만든 전통 잼의 설탕 함량은 60~65%에 달한다. 영국 식품 규정에서는 당도 60% 이하인 제품은 아예 '잼(jam)'이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다. 설탕이 이 정도 농도가 되어야 삼투압에 의한 보존 효과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설탕이 부족하면 겔(gel)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식감도 달라지고, 보존 기간도 짧아진다.
잼의 의미는 단순한 '빵에 바르는 것'을 넘어선다. 북유럽과 러시아에서 잼은 월동 식품이었다. 한국에 김장이 있다면, 서구에는 잼 만들기가 있었다. 한여름 백야 시즌에 숲에서 딸기류, 블루베리, 버찌 같은 열매를 따 모아 겨울에 먹을 잼을 만드는 것이 가족 단위의 연례행사였다. 러시아에는 '바례니에(варенье)'라는 전통 잼이 있는데, 잼 만들 철이 되면 전국적으로 설탕 가격이 오를 정도라고 한다. 추운 지역에서 과일을 구하기 어려운 겨울 동안, 잼은 비타민과 당분과 칼로리를 동시에 공급하는 생존 식품이었던 셈이다.
한국에도 비슷한 지혜가 있다. 과일청, 매실청은 설탕의 삼투압 원리를 활용한 전통 보존 식품이다. 매실에 설탕을 1:1로 재우면, 삼투압에 의해 매실의 즙이 빠져나와 시럽이 되고, 높은 당 농도 덕분에 오래 보존할 수 있다.
물론 현대에는 냉장고가 있다. 잼에 설탕을 60%나 넣을 필요가 없어졌고, 저당 잼, 무설탕 잼도 나온다. 하지만 냉장고가 보급된 것은 인류 역사에서 불과 한 세기 남짓한 일이다. 그 이전의 수천 년 동안, 설탕은 음식을 오래 보존하고 겨울을 나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였다.
오늘 아침 빵에 잼을 바를 때, 한 번쯤 떠올려 보시라. 이 한 숟갈의 달콤함이 한때는 혹독한 겨울을 견디게 한 생존의 기술이었다는 것을.
CJ 뉴스룸, 「유통기한 없는 설탕? 식품인데 그래도 돼?」 (수분 활성도 0.4 aw 관련)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설탕」 항목 (설탕의 보존 기능 관련)
다음 편 ― 「설탕으로 조각을 만든 사람들」: 르네상스 귀족들은 설탕으로 궁전을 지었습니다. 문자 그대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