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아줌마의 발칸반도 4개국 여행
스플리트로 가는 길에 비가 왕창 쏟아졌다. 날씨요정님의 힘이 빠지셨거나 혹은 다른 곳에 볼 일이 있어서 가셨나보다! 그런데 버스에서 내린 후 조금 지나니 거짓말처럼 날씨가 맑게 개었다.
스플리트는 약 1700년 전에 로마의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세운 도시로 그의 궁전과 신하들이 거주했던 구 시가지가 남아있다. 아드리아해 연안 최대의 로마 유적지로 꼽힌단다. 거의 이천년 전 사람들이 오고가던 거리를 지나간다는 게 신기하다.
이천년 전에 이런 건축물을 지었다니, 놀랍지 않을 수가 없다. 둥그렇게 뚫려있는 천정이 인상적이다.
아래 맨 오른쪽 사진은 도미니크 수도회에서 운영하는 박물관 같은 곳인데, 유료이다.
성으로 들어오는 문이 있다. 이름은 모두 기억나지 않지만 사방으로 네군데 였던 것 같다.
그 외에 성벽과 구시가지의 이모저모이다.
구시가지를 둘러본 후, 우리 일행은 디오클레티아누스의 궁전 북문의 명물인 그레고리우스 닌 동상으로 향했다. 그레고리우스 닌은 10세기경 크로아티아 대주교로 자국어로 예배를 볼 권리를 위해 투쟁했던 인물이다. 라틴어 미사를 일반인이 알아들을 리가 없고, 그런 이유로 미사를 "본다"라는 표현이 나왔다고 했으니까. 엄지 발가락을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전설 때문에 발가락만 반짝거렸고, 그 주변으로 아름다운 정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풍경화에 나올 법한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신화 속 여신이나 요정이 살고 있을 것 같다. 아무리 추상화 단색화가 주류로 떠오른다고 해도 앞으로 풍경화를 그릴 것 같다는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내게는 그 어떤 것보다 산과 나무와 풀이 최고다.
구 시가지를 둘러보고 나오면 해안가를 따라 조성된 리바 거리가 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거리에 야자수들이 늘어서 있고, 카페와 꽃 노점상이 많았다.
SPLIT 라는 빨간 글씨 앞에서 다들 사진을 찍길래 나도 한 컷!
정말이지, 날씨까지 이렇게 좋을 수 있다니! 다음 일정은 보스니아의 모스타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