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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lla Jun 19. 2024

청와대의 정원과 산책로

뚜벅이 아줌마의 세상구경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한낮에 간 곳이 청와대라니! 지난 주 연일 돌아다닌 탓에 피곤해서 이틀 정도 서식지에 발이 묶였는데 덥긴 해도 파란 하늘이 눈에 들어오자 마음이 팔랑거리며 어서 나가자고 다리를 재촉했다. 산이나 둘레길을 가기엔 힘들길래 그냥 정한 곳이 청와대였다. 말은 청와대 관람이지만 건물이나 내부 시설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지난 번 겨울에 처음 가봤을 때 봤던 정원의 여름 모습도 궁금한데다 지난 번에 건너뛰었던 산책로에도 한번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아침에 얼른 관람예약을 하고 바코드를 받아놓은 후, 나의 자가용(?) 470번 버스타고 종로 2가 하차, 그 자리에서 7212번 타고 효자동에서 내려 약 15분 정도 걸어 정문에 도착했다. 요즘은 관람객이 많지 않아서 당일 예약도 충분히 가능해서 사실상 아무 때나 갈 수 있는 곳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웅장한 본관 건물에는 눈길 한번 안주고 곧장 오른쪽 길로 접어들어 녹지원으로 향했다. 당연히 나무들도 관리가 잘 되어 있고, 그늘도 많고 벤치도 많아서 더울 때 그냥 앉아 있어도 괜찮은 장소였고, 녹지원 옆 휴게공간에 들어가면 각종 음료 자판기와 무료 정수기, 화장실, 테이블과 의자 등등이 있어서 쉬기도 좋다. 단, 거기서 음식을 먹을 수는 없다.  

녹지원을 지나면 상춘재로 갈 수 있다. 근데 상춘재 자체보다 그 뒤쪽의 산책로가 정말 좋았다. 맑은 물도 졸졸 흐르고, 나무들도 우거지고 벤치도 있어서 얼마든지 앉아서 쉴 수 있다. 

너무 좋은 거 아녀? 근처에 살면 매일 올 거 같다. 여기저기 기웃대며 걸어갔는데 얼마 안가서 산책로 안내판과 옆쪽으로 계단이 보였고, 일명 '미남불'과 오운정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삼십분 정도 걸어가는 길인데 아주 쉬운 길은 아닌 것으로 보아 관저로 이어지는 이 산책로가 대통령들 운동코스였을 거라고 짐작 해본다. 청와대 트레킹 코스(?)라고 해야하나?

아래 사진은 일명 미남불이라고 불리는 석조여래좌상과 오운정이다. 

오운정을 기점으로 다시 내리막 계단이 나오고 그 끝에 관저가 있어서 거기서 산책을 시작해도 된다.

온 김에 관저도 한바퀴 둘러봤는데 내부로 들어갈 수는 없다.

아래 사진 중 가운데가 녹지원 옆쪽 휴게공간 내부이다. 시원하고 의자도 편하다. 

더워서 돌아다니기 힘들 것 같지만 나무가 워낙 많아 그늘은 시원하고, 휴게소도 있고, 화장실도 깨끗하고, 경찰 혹은 군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지키고 있으니 안전하기 때문에 여름에 자주 가도 괜찮을 것 같았다. 정치는 0.01도 모르지만, 아름다운 정원들과 산책로만으로도 청와대 개방한 거 진짜 찬성한다! 참고로, 근처 사랑채 건물 1층에는 카페도 있고 2층에 휴게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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