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12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도봉산 무수골 계곡

서울에서 맛본 산골마을의 정취

by Stella Jul 29. 2024

지루한 장마와 더위와 습기에 눌려 지내면서 살짝 답답하던 차에, 도봉산 무수골 계곡 소식과 비가 오지 않을거라는 일기예보를 접하고 얼른 가봤다. 도봉산역 1번 출구로 나가면 목적지가 같은 사람들이 많아서 길찾기는 느무느무 쉽다. 걍 사람들 따라 졸졸 가면 돼요! 도봉산역에서 도봉산 입구까지가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가면서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커다란 재래시장 하나가 자리잡은 듯, 먹거리에서 등산용품 상점이 엄청 많았다. 등산용품 가격도 청계산 주변보다 저렴해 보여서, 물건만 사러와도 괜찮겠을 것 같다.


입구에 들어서자 표지판이 보인다. 등산이 아니라 무수골 계곡에 가는 게 목적이므로 입구에서 왼쪽으로 향했다. 무수골 계곡 근처 오솔길이 8월 중순까지 한달 동안만 개방된다는 말을 듣고 가긴 했는데, 내가 제대로 찾은 건지 아닌 건지는 잘 모르겠으나, 도봉산 입구 ⇨ 도봉옛길 ⇨ 무수골 계곡 ⇨ 방학동 길 ⇨ 둘레길 일부를 이어서 걷다가 되돌아 왔는데, 왕복 3시간 정도 걸은 거 같았고, 가벼운 산책으로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서식지에서 거기까지 가는 게 좀 멀긴 했다.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가다보면 절이 있어서 그게 도봉사인줄 알았더니 그건 아닌 듯 하다. 좀 더 가서 도봉옛길 입구로 들어가면 처음에는 무장애 데크길이 있고 그 길은 전망대로 이어지는데, 나는 무수골로 가기 위해 중간에 빠져나와 비포장(?) 질퍽질퍽한 길로 들어갔다. 장마철이어서 길에 물기가 많으므로 운동화는 추천하지 않고 스틱도 있으면 훨씬 나을 뻔했다. 어쨌든 방수 기능이 있는 트래킹화 혹은 등산화를 신고 가야하며 등산용 샌들을 신은 사람들도 많았다.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나무들이 많아서 살짝 어두웠고, 습도는 높았으나 바람은 꽤 불었다. 만약 습도가 낮았다면 아주 선선하다고 느꼈을 거 같았다. 

undefined
undefined

아래 사진을 보면 최소한 트래킹화 정도는 신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도봉산에 들어서자마자 물 흘러가는 소리가 아주 시원하게 들렸는데, 길 옆에도 물이 흐르고 길도 질퍽거렸다. 그래도 걷는 맛(?)이 있어서 정말 좋았다.

undefined
undefined

도봉옛길을 빠져나오자 무수골이 있다. 아니, 세상에나 여기가 서울 맞아? 갑자기 시골 마을로 들어선 기분이 들었다. 시원한 소리와 함께 흐르는 꽤 커다란 계곡에 오리 한쌍이 떠다니고 이른 아침인데도 물에 발을 담근 사람들이 보였다.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무수골 계곡

계곡을 지나 방학동 길로 들어서서 계속 가면 또다른 둘레길로 이어진다. 방학동 길 끝부분에서 좀 더 가다가 되돌아왔는데, 날씨가 선선해지면 좀 더 가도 좋을 거 같았다.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시원한 물소리...

같은 길로 되돌아와 도봉산역으로 가는 도중 무수골에는 새로 문을 연 무수골복지센터가 보였다. 이른 아침에는 닫혀있던 지하철역 근처 상점들이 거의 문을 열었고, 등산객들도 훨씬 더 많았다.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계속 느끼는 거지만, 산을 점점 좋아하게 되었다. 산은 어떤 것도 감싸안고 이해해준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들이 모여있는 산, 모든 것을 내어주는 산이다. 


브런치북 발행을 위해 교정을 보면서 지난 두 해 동안 열심히 돌아다녔다고 느끼고, 다시 보니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현재는 서식지 이동으로 수락산이나 도봉산에 가기가 훨씬 수월하므로, 날씨가 온화해지면 다시 가봐야겠다.

Stella 작가의
작품이 좋았다면 작가를 응원해 주세요.
이전 02화 수락산 (feat. 깔딱고개 & 주봉)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