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아줌마의 세상
이건희 컬렉션을 제일 처음 본 건 2023년 경기도 미술관이었고, 내게는 대단한 충격이었다. 대기업 총수가 내 인생에 영향을 주다니! 그 때까지는 나에게 좋아하는 화가가 누구냐고 물어보면 고흐, 클림트, 에곤 실레라고 대답했으나 이건희 컬렉션 전시회 이후에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미술교과서에 등장했던 서양의 유명 화가들의 그림들과 견주어서 전혀 뒤처지지 않을 뿐 아니라 더 뛰어난 한국의 화가들이 정말 많은데 나를 포함해서 수많은 한국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화가가 고흐가 된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고, 우리의 그림들이 너무 저평가 되고 있어서 안타까왔다. 이제 2025년, 근처 시립미술관에 이건희 컬렉션이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기간은 4월 30일부터 7월 20일이다. 서식지 코 앞에서 열리는 건데 당연히 가야지?
점심 먹고 터덜터덜 걸어서 도착!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전시관 4개 가운데 1층에 있는 전시실 1, 2 에서 열리는 중으로, 참여 작가는 강요배, 곽인식, 권옥련, 김봉태, 방혜자,유영국, 이인성, 하인두 작가님이고, 시립미술관의 규모상 대규모 전시회는 아니지만 알찬 전시회였고, 예약할 필요도 없고 거리도 가까운 만큼 시간나는대로 여러번 가볼 생각이다. 포스팅은 관람 순서대로!
그냥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는 그림들...
아래 왼쪽은 수채화이다. 이 분의 수채화 그림은 처음 보았고, 유화로 그린 정물화도 매력적이다.
2023년 경기도 미술관에서 열린 이건희 컬렉션에서 처음 보고 완전 반했는데 알고보니 나만 몰랐을 뿐 엄청 유명한 분으로, 제주의 바다와 자연을 소재로 그림을 그리신다고 한다. 그림에서 바람 소리가 들리고 제주도 돌의 거친 느낌이 나면서도 따스한 온기가 느껴진다. 작년에도 광화문에 우연히 갔다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이 분 전시회를 봤는데 그때도 완전 심봤다! 보물을 만난 기분이었고, 같은 작품 계속 봐도 계속 좋은 그림들이다. 정말 좋아하는 화가님!
1923년에 태어나신 분이지만 마치 현대의 화가가 타임머신 타고 몇 십년 거슬러 올라간 것처럼, 그림에서는 현대적인 느낌이 물씬 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세련된 거 아녀? 회색톤인데도 따뜻하고 즐거웠다.
처음 접했을 때 부터 추상화에 완전 진짜 순수 문외한인 내가 그나마 형태를 이해할 수 있었고, 워낙 유명한 분이라 여러 전시회 혹은 미술관련 책에서 많이 보던 그림들이어서 상당히 친숙한 그림이다. 자꾸 볼수록 더 멋진 그림!
이 분의 주제는 빛이라고 하던데 정말 그랬다. 작품에 대해 잘 알든 모르든 상관없이 보자마자 '빛' 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아래 그림 세 점은 모두 수채화다. 나의 관점에서 볼 때 수채화 물감을 겹쳐서 이런 표현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놀라왔다.
아래 그림은 먹으로 그린 거라고. 검은 물방울이 하늘로 올라가는 느낌을 받았다. 혹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걸까?
이분의 주제도 빛이다. 원래 전시회 그림을 핸폰으로 촬영하면 색감을 그대로 살리기 어려운데, 이 그림들은 유독 조명에 반사되는 바람에 아무리 해도 색감을 전달하기 힘들다. 그냥 가서 맨눈으로 봐야한다.
회화인듯 설치미술인듯 애매 모호하고 이번 전시회 그림 가운데 가장 추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