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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lla Sep 21. 2023

안개와 안개꽃

그림그리는 마녀의 찻잔

어린 시절 안개를 먹으면 마법사가 된다는 말을 들었다.

그때부터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앉은 날이면 입을 크게 벌리고 숨을 들이마신 다음 

'마법사가 되라!'고 간절하게 소원을 빌었다.

물론 그렇게 된건 아니었지만 상당히 오랫동안 그렇게 했던 것이 기억난다. 


뚜뚜뚜뚜 띠~~~ 

전화 모뎀이 연결되고 천리안에 접속해서 채팅이라는 걸 했다. 

안개와 안개꽃을 좋아하던 나의 아이디는 '안개'였고, 

꽤 오랫동안 안개아줌마가 되어 사이버 세상을 활보했다. 

 안개처럼 어렴풋한 안개꽃

한송이가 아닌 무리를 지어야만 눈에 보이는 꽃

주인공이 되기 보다 다른 꽃들 뒤에 숨어있길 좋아하는 꽃

작고 소박하고 조용한 꽃

아줌마는 지금도 하얀 안개와 안개꽃을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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