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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lla Sep 18. 2023

무조건 운동!

 마녀 아줌마의 세상살기

사람들에게 노후준비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을 때 제일 먼저 나오는 대답은 ‘경제력‘이고 그 다음이 건강이다.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이 되어야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있으니 맞는 말이긴 한데, 건강하지 않으면 돈이 아무리 많아도 소용없으므로 두 가지는 거의 동급으로 중요한 거 같다. 그래도 좋은 치료를 받고 사람도 고용할 수 있으니까 경제력이 더 중요한 것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마음대로 먹거나 돌아다닐 수 없는 삶이 좋을 리 만무하다. 병원 특실은 호텔 특실이 아니니까.


지금이야 과거보다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긴 했으나 안하는 사람들도 많고 이유도 가지가지인데, 원래 이유가 많으면 하기 싫다는 의미이다. 하기 싫어서 안할 수 있다면, 선택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우리에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이 기회를 앗아가기 전에 시작하라고 추천한다.  


사실 운동에 대한 정보는 엄청 많다. 구체적인 운동방법이나 식단, 보충제 등등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을 정도이므로 덧붙여봐야 소용없고, 여기서는 운동을 위해 필요한 전반적인 태도 혹은 자세가 무엇인지 경험을 토대로 몇가지만 적어보려고 한다.


무엇을 하든 마찬가지지만 운동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성이다. 꾸준히 해야 한다. 얼마 전까지 바디프로필 찍는 열풍이 불었다. 목표를 정하고 달성하는 성취감을 느낀다고 하는데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단기간 하고 끝낼 일이라면 그런 방법도 괜찮을 터이나 운동은 평생에 걸쳐 하는 것이므로 극단적인 목표 달성을 위한 극단적인 운동과 식단은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많다. 단기 목표 달성을 위해 밥을 먹는 사람은 없다. 먹어야 사니까 먹는 게 당연할 뿐이고 죽을 때까지 먹어야 한다. 운동도 똑같다. 매일 해야 하므로 너무 힘들지 않게 해야한다. 일주일에 사흘만 운동해도 좋다고 하던데 그렇게 되면 갈까말까 고민하거나 내일로 미루게 되는데, 매일하면 그런 고민 할 필요가 없다. 당연히 가는 거니까. 하루는 빡세게 하고 담날은 느슨하게 하는 한이 있어도 가능한 매일 가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일생에 한번은 PT 받는 것을 추천한다. 비용이 좀 들긴 하지만 딱 한번 정도는 제대로 배울 필요가 있다고 믿는데, 여기서 트레이너가 내 살을 빼주거나 몸매를 근사하게 만들어 줄거라고 믿으면 착각이다. 트레이너에게 배울 것은 딱 한가지, 운동할 때 어떤 근육이 움직이는지, 내 근육에게 알도록 해주는 거다. 그걸 알고 운동하면 혼자하는 헬스도 재미있고, 더 중요한 건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 같은 기구라도 어디를 잡고 어떻게 힘을 주는 지에 따라 운동부위가 달라진다. 처음이라면 10회는 하나마나일거고, 최소 30회 받아야 하고, 트레이너와 운동하는 날에만 헬스장 가면 말짱 도루묵이다. 기구 사용법이나 동작을 그저 이론상으로 알아봐야 아무 소용없고, 직접 내 몸을 움직이면서 근육이 익히도록 해줘야 한다. 수영을 약 2년 정도 배우면 평생 안잊어버린다고 한다. 근육이 제대로 학습하려면 2년 정도 걸린다고 하니 맞는 말이다. 나는 PT를 일주일에 두 번씩 50회 받았는데, 평생 트레이너와 운동할만큼 재력이 빵빵한 게 아니어서 혼자할 때를 대비하여 배울 때 열심히 몸에 익혀둬야 했으므로 수업 없는 날에도 가서 혼자 복습했다. 힘들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운동시간이나 세세한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이거야말로 스스로 정해야 하고, 규칙적으로 제대로 운동했다면 자연스럽게 필요한 운동이 뭔지 알 수 있다. 몸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길. 하지만 중년기 여성이라면 무게보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젊은 아이들은 무게를 얼마나 '치는지'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남자들은 서로 경쟁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나같은 오십대 아줌마가 그렇게 하다가는 부상당할 확률이 높아지므로 자세를 바르게 유지해야 한다고 믿는다. 즉,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했을 때는 온몸이 너덜너덜 해지도록 하더라도 혼자 할 때에는 자세를 바르게 유지할 수 있는 선에서 약간 힘들 정도로 하면 되는 것 같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나이가 들수록 등 운동이 중요한 거 같다. 사람들은 불룩나온 배를 보면서 ‘앞판’에 신경을 많이 쓰지만 사실상 ‘뒷판’이 더 중요하다. 말하자면 코어 근육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새벽운동하는 마녀 아줌마

스트레칭도 중년기에는 아주 좋은 운동이 된다. 보통의 경우 부상을 방지하고 근육을 풀어주기 위해서 가볍게 한다고 한지만 나는 조금 심각하게 하는 편이다. 중증 척추측만증이라 좌우가 완전히 다르므로, 그걸 조금이나마 바로 잡기 위해 스트레칭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 나는 똑바로 한다고 생각했지만 거울 속의 내 몸은 완전 찌그러져 있어서 너무 놀랐던 게 기억난다. 방법은 간단했다. 좌우를 해보면 한쪽은 잘되고 다른 한쪽은 반드시 안된다. 그러면 안되는 쪽을 늘려주는 거다. 근육을 늘리는 작업은 생각보다 훨씬 아프고 오랫동안 해야 효과를 볼 수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하면 결국에는 된다. 스트레칭은 내 몸과 의지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거니까 안할 핑계를 대기 힘든 운동이기도 하다.


식단도 지속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운동하는 사람들이라면 닭가슴살과 달걀 흰자를 지겹도록 먹는데, 평생 그렇게 먹을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헬스보충제의 도움을 받는 이들도 많다. 요즘은 과자에도 '프로틴'이라는 단어가 붙어 있더라. 젊고 건강하다면 그런 방법을 사용해서 근육을 만들기도 하지만 단백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같으니, 나이든 사람들은 특히 주의해야할 것 같다.


이렇게 운동을 중요하게 여기는 데에는 이유가 있긴 하다. 타고난 허약체질과 작은 체격과 허연 얼굴. 나는 누가 봐도 건강체질과는 거리가 먼 오십대 중반의 아줌마다. 젊었을 때도 사람들은 멀쩡한 나에게 어디가 아프냐고 물었다. 누군가는 연약해 보이고 싶다고 하지만, 정작 평생 그런 말을 들으며 사는 건 그리 유쾌한 게 아니다. 사실 여러가지 증상이 있긴 했다. 특별한 질병은 없지만, 척추측만증과 소화불량, 역류성 식도염, 담석증까지 겸비했으니까. 20대 초반부터 심각한 어깨통증에 시달렸다. 그런데도 어렸을 때는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못했다. 그 당시만 해도 동네 헬스장에 가면 배 나온 아저씨들이 웃통 벗고 으쌰으쌰 하던 때라 운동선수도 아닌 여자애가 헬스를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태권도장은 여기저기 있긴 했지만 대부분 남자애들이 다닌데다 원체 허약체질이라서 그런지 엄마도 나를 그저 ‘온실’ 속에서 보호만 하려고 했다. 그러던 어느날 내가 살던 동네에 체육시설이 들어섰고, 집에 전단지가 날아들어 왔고, 운동을 하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하고 있다.


보통 사람들 같았으면 지금쯤 ‘여자 김종국’이 되었을 테지. 혹은 전문 트레이너가 붙어서 운동을 시켜주고 의사들이 척추교정을 시켜주었다면 효과가 빨랐을 것 같다. 하지만 근육이 '정말 안생기는' 체질이므로 눈에 보이는 효과는 미미했고 지금도 내가 거의 30년째 운동 중이라고 하면 다들 피식 웃는다. 그래도 7년 전쯤  PT를 50회 받은 다음부터는 운동효과가 더 빠르게 나타나면서 나이 들면 절대 안생긴다는 근육도 쬐꼼 생기긴 했고. 그 덕분에 25년동안 고생했던 어깨통증이 사라졌다. 오랫동안 운동을 하다보니 습관이 되어 버린 것이고, 점점 건강해지니까 안할 이유가 없게 되었다. 나이들면 그저 건강이 최고! 모두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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