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아줌마의 세상
하늘이 파랗던 날이 다시 찾아왔다. 원래 목적은 비엔날레 관람이 아니고 그저 평소 청주라는 도시가 궁금했고 날씨가 좋았을 뿐이었다. 처음에는 상당산성이나 정북동 토성에 가려고 했다가, 어떤 종류의 비엔날레에도 가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평소 안하던 짓을 해보기로 했다. 청주행 기차를 알아보니 청주역에서 내리는 건 하루 1회 무궁화 기차 뿐, 그것도 이미 매진이고, KTX는 오송역에 내려 버스타고 한시간 걸리고. 기왕 이렇게 된 김에 한번도 이용한 적 없는 동서울터미널로 예매 안하고 무작정 가서 표를 구매하기로 했다. 표가 없으면 남은 표 사서 아무데나 가보자라는 요상한 생각과 함께 말이다. 이 과정에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 몇가지가 있으니, 동서울터미널 매표소는 9시부터 운영하며 무인매표소에서는 왕복표를 살 수 없다는 거다. 그 자리에서 핸폰 결제 하려고 했더니 뭔가 잘못되어 무인매표소에서 가는 표 사고 도착하자마자 돌아오는 표를 사야했다. 다른 건 몰라도 터미널에서 왕복표를 못산다니, 이건 좀 황당했다.
어찌저찌 이른 아침 청주 도착, 역 바로 앞 정류장에서 비엔날레가 열리는 문화제조창으로 가는 버스들 가운데 105번을 탈 수 있었다. 약 45~50분 정도 걸린 듯 하다. 참고로 이곳은 과거에 담배제조창이었다가 폐쇄한 다음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 한 곳이며, 건물들이 나름 특색있고 매력있어서 좋았다.
오픈 시간인 오전 10시, 가장 먼저 3층 본전시장으로 들어갔다. 전시품들은 정말 다양했다. 도자기, 나무조각품, 실용성이 가미된 작품, 회화처럼 보이는 작품, 가구, 조명, 유리 작품, 패브릭, 폐품이용 작품 등등 벼라별 소재가 총 망라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아래는 일본작가의 작품으로 제목이 <상자 아닌 상자> 시리즈 가운데 두개 인데, 제목하고 딱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래는 한 벽면을 가득 메운 작품으로, 작은 나무 캔버스에 한지와 옻칠과 아크릴 유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만든 작품이다. 내가 평소에 관심을 두는 방법이기도 하고, 이런 색감이나 느낌을 흉내내고 싶었던 마음이 커서 여러 컷 찍어봤다.
다양한 공예 작품들. 실물과 똑같은 감도 있고, 아주 커다란 목공예 작품도 있는데 공예라기 보다는 조각 혹은 설치작품 같았다.
아래는 본 전시장 입구에 걸린 커다란 패브릭이다. 본 전시장에 들어서면 왜 이리 작아?라는 생각이 들지만 안으로 계속 들어가면 볼 게 많고 작품도 많아서 도저히 다 찍을 수는 없다.
본 전시장을 보고난 이후 건너편으로 가면 청주국제공예공모전 작품과 국가초대전(태국)등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너무 많아서 대충 눈길 가는 것들만 카메라에 담았고, 두서없이 올려본다.
아래는 무기를 형상화한 작품들이다. 미사일에 나라 고유의 특성을 입힌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고, 대포는 폐자재를 이용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아래 왼쪽 작품은 마치 요즘 인기가 많은 <케이팝데몬헌터스>를 연상시킨다. 맨 오른쪽 작품은 하늘거리는 패브릭으로 만든 것으로 작품 가운데를 통과해서 걸어갈 수 있다.
아래쪽 가운데 작품은 패브릭으로 만든 건데 마치 한 그루의 나무처럼 보였다. 멀리서 보면 그림 같기도 하고, 오른쪽 작품을 보면서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담아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
그 외에도 각종 소재로 이루어진 작품들이 아주 많았는데, 폐자재를 이용한 작품도 많고, 그만큼 환경문제를 주제로 다룬 작품들이 많은 것 같았다.
아래 작품은 올해 산불을 진압한 소방관들의 옷과 장비들을 모아 만든 거다.
원래 글을 하나만 작성하려다보니 사진이 너무 많아서, 나눠야 할 듯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