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아줌마의 세상
청주문화제조창 4층에서 카르기즈공화국 특별전이 열리는 중이었으나 딱히 관심이 가지 않아서 그냥 둘러보고 곧장 동부창고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성파스님 선예전 <명명백백>이 열리는 중이다. 들어가자마자 어두운 실내 저편에 길고 긴 하얀 천 같은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자세히 보니 한지인데, 길이가 무려 1백미터라고 한다. 그것도 이어서 붙인 게 아니라 한 장으로 이루어졌다니! 그곳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성파스님이 한지도 직접 한지를 만들어서 작품을 하신다고 한다.
아래 작품들 모두 한지와 옻칠로 제작하신 작품이다.
한지 작품을 배경삼아 가운데에 카펫이 깔려있어서 앉아서 명상을 할 수도 있다. 중간중간에 놓인 둥근 테이블 같은 것도 작품이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거기에 박힌 자개가 마치 우주와 무수한 별을 연상시키는데 핸폰 카메라로는 도저히 찍을 수가 없어서 포기했다.
성파스님 작품과 그림자 놀이도 해봤다.
전시도 좋았지만 동부창고로 가는 길과 주변의 모습이 너무 좋았다. 날씨가 예술인 날, 맑고 파란 하늘과 구룸의 조화가 완벽했던 거지.
야외 전시품들도 있다.
정원도 건물들도 모두 이뻐서 아무데나 찍어도 멋지게 나온다. 내눈에만 그런가? ^^
이 정도까지 보는데 약 3시간 넘게 걸린 듯 하다. 체력 방전! 그래도 바로 옆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도 갔는데 예상보다는 직접 볼 수 있는 작품수가 적어서 대충 둘러봤다. 아래 왼쪽은 이배 작가의 작품이다.
여기까지 보고 난 후, 서올로 가기 전까지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서 버스타고 멀리 가지는 못하겠길래 중앙공원으로 갔는데 공원 자체보다는 입구에 있는 쫄쫄호떡이 유명한 모양이다. 젊은애들이 줄을 길게 서 있더라고. 호떡은 나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지만 그렇게 기름에 튀기듯 한 호떡은 아무리 유명해도 패스!
재미있는 건, 공원 안에는 나이든 어르신들이 정말 많은데 반해 그 주변은 서울 명동처럼 온갖 상점들이 모인 쇼핑거리이고 주말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청주시내 젊은애들은 몽땅 거기로 쏟아져 나온 거 같았다. 대학생들 공연무대도 있었고, 먹거리도 많았다. 키다리 아이스크림도 유명한 가게인 듯,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한참 걸어가면서 구경하고, 이렇게 해서 뚜벅이 아줌마의 청주 당일치기 여행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