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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lla Oct 20. 2023

통영여행 <2> 이순신공원 & 욕지도

뚜벅이 아줌마의 세상구경

일정 : 이순신 공원 & 일출 - 동피랑 - 욕지도 

둘째날이 밝았다. 이순신 공원에서 일출을 보면 아주 멋지다는 이야기를 듣고 새벽 5시 40분쯤 길을 나섰다. 일출 시각은 6시 40분이므로 6시쯤 출발하면 된다고 했지만 처음가는 길이라 시간이 더 걸릴거고, 일출 직전의 어스름한 풍경을 좋아하기 때문이었는데, 예상이 맞았다.  


[이순신 공원 & 일출]

이순신 공원도 통영의 여느 명소 답게 오르막길 끝에 있다. 하긴 그래야 일출을 볼 수 있겠지. 무척 깨끗하고 조경이 멋들어진, 어디 하나 나무랄데 없는 공원이었다. 도착 후 마주한 일출 전 풍경은 일몰과 흡사한 분위기다. 사람들은 태어남과 젊음에 환호하고 늙어감과 죽음에 절망하지만, 두 가지 모두 본질적으로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어스름한 이순신 공원. 동상이 우뚝 서 있는 깔끔하고 잘 관리된 공원으로, 한참 위쪽으로 올라가면 운동기구를 놓아둔 일명 '산스장'이 자리하고 거기서 운동하는 주민들을 만날 수 있다.

드디어 일출이다. 주변이 환해지도록 해가 안보여서 구름에 가린 줄 알고 그냥 돌아서려는 순간, 어머나 세상에, 저렇게 큰 해를 눈앞에서 보게 되다니. 일출보러 정동진까지 안가도 되겠네!

빠른 속도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면서 꽤 오랫동안 공원에 머물렀다. 아무 것도 안하고 그저 보고 있기만 해도 좋았다. 좀 더 시간이 흐르자 눈이 너무 부셨다. 마치 인간인 주제에 감히 나를 똑바로 쳐다 보다니!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동피랑] 

이순신 공원에서 동피랑까지는 도보 30분 거리였다. 그 정도 쯤이야 뚜벅이 아줌마에게는 일도 아니지! 시간이 충분하길래 걸어가기로 했다. 동피랑은 벽화마을이고 예쁜 상점과 카페가 즐비했다. 이른 아침이라 영업을 하지 않아서 흥겨운 분위기를 느낄 수는 없었지만, 만약 주말 오후에 오면 젊은애들로 북적북적 할 것 같고, 귀여운 소품을 구경하면서 커피 한잔으로 기분 내기에 좋은 장소였다.

동포루에서 보이는 뷰도 압권이었다. 거기서는 강구안 문화마당과 그 앞에 떠있는 통영의 마스코트 동백이도 보였다.


[욕지도] 

이제 욕지도로 가야지. 배를 타야하는데 여객선터미널에서 주말에는 4회, 평일에는 3회 운항한다. 이날은 월요일이라 11시 배를 타야했다. 


팁 하나! 여객선 터미널에서는 하루에 3-4회 운항(연화도를 들러가기 때문에 1시간 30분 소요) 이지만 20분 정도 버스 타고 삼덕항으로 가면 배가 훨씬 자주 있고, 직행이어서 1시간이면 욕지도로 들어간다. 비용은 둘 다 편도 7,600원이다. 돌아올 때는 욕지도에서 원하는 항구로 가는 편도 배표를 사면 된다. 


나는 삼덕항으로 가서 10시에 출발하는 배를 탔다. 문화광장에서 500번과 530번을 타면 20-25분 정도 걸린다. 500번을 탔는데, 미수동을 거쳐 가는 대중버스 길도 거의 예술이었다. 


욕지도를 돌아보는 방법은 세 가지이다.

(1) 투어상품 

미니버스를 타고 기사가 설명을 해주는 투어(1인당 1만원, 약 17km,1시간~1시간반 소요) 

미리 예약을 해야한다. 주말에는 예약이 꽉찰 수도 있고 관광객이 적은 평일에는 단체 예약이 아니면 운영을 안할 수도 있다. 

(2) 개별 트레킹

욕지도 항구 주변에서 특제라면(?) 같은 거 먹고 출렁다리까지 걸어가면서 카페에 가는 방법이 있다. 길이 험판 편이라 최소한 트래킹화 정도는 신고 가야 할 것 같더라.

(3) 마을버스

욕지도 주민들이 타는 버스를 이용해서 돌아보는 방법이 있다. 그냥 버스타고 섬을 돌면서 마음에 드는 곳에 내려서 보고 다음 버스를 타서 이동하는 건데, 시간을 잘 맞춰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숙소 주인이 투어를 하라고 권장해서 하긴 했는데, 그냥 혼자 돌아보는 게 나을 뻔 하긴 했다. 여행 중 1차 오류 발생! 하지만 이번에는 트레킹 준비를 안하고 갔기 때문에 완전 오류라고 볼 수는 없다.


아래 왼쪽은 욕지도 항구이고 오른쪽은 출발지인 삼덕항이다.

바다 사진은 거의 비슷하게 보인다는 게 맹점이긴 하지만, 이런 날은 어디든 카메라 들이대고 아무렇게나 찍어도 화보가 나오더라. 진짜 진짜 아름답다. 

욕지도에서 가장 유명한 출렁다리와 주변 풍경. 모두 합쳐 3개인데, 만약 다음에 간다면 등산화 갖춰 신고와서 트래킹으로 건너야지. 

다시 돌아와 전날처럼 문화마당 야경을 감상했다. 이런 야경 또 언제 보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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