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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lla Jan 23. 2024

호떡 & 붕어빵 & 계란빵

마녀 아줌마의 세상살기

길거리 음식에 팍! 꽂혔다! 

따지고 보면 내가 많이 혹은 자주 먹을 수 없는 종류의 간식이다. 담석 덕분에 기름기 많은 음식 소화도 잘 안되고, 밀가루는 가능한 피해야하고... 등등 소화력이 약하고 박소연-산다라박와 비교하면 '대식가'로 보일테지만, 일반인 기준으로는 '소식좌 멸치족'임에도 불구하고 늘상 먹고 싶은 게 있다면 바로 길거리 간식이다. 겨울에는 따뜻한 거, 여름에는 소프트아이스크림!


기억 속으로 더듬더듬 들어가보면 제일 안쪽에 자리한 건 사시사철 리어커에서 팔던 뻔~데기가 있다. 신문지를 잘라 작은 나팔모양으로 만들어 담아주었던 것 같은데 그 당시 엄마가 불량식품이라면서 못먹게 하는 바람에 거의 먹지 않았고, 뽑기는 사먹기도 하고 집에서 만들어 먹기도 했다. 그 외에 사먹은 적은 없으나 겨울철 밤마다 어김없이 메밀무욱~찹쌀떠억~ 하는 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다.


그 다음은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팔던 떡볶이다. 거기에 오뎅과 삶은 계란을 넣어서 먹는 맛이란! 고딩이 되어서는 포장마차 떡볶이를 비롯해서 DJ까지 있던 분식집에서는 짜장 떡볶이에 오뎅 + 계란 + 라면사리 + 쫄면사리를 팔았고 친구들과 몰려가 엄청 먹었던 것 같다. 겨울이 되면 오방떡과 붕어빵, 풀빵을 팔았는데 요즘 보니 오방떡은 사라진 거 같다. 하지만 팥 앙꼬와 하얀 앙꼬가 들어있는 오방떡이 진짜 맛있었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

레트로 열풍에 힘입어 옛날에 먹던 길거리 간식이 핫해졌다. 단, 가격이 부척 불친절해져서  뭔 놈의 붕어빵이 1개 3천원, 심지어 연말 명동에서는 4천원이더라. 물가 상승이나 가게 세를 고려하더라도 좀 너무 높다는 생각이 안들 수가 없다. 그래도 대충 보면 호떡과 계란빵은 1500원~2천원, 붕어빵은 1천원선이다. 그외 관광지에 가면 십원빵, 문어빵, 동백빵 등등 특산품인척 하는 애들이 많은데 대략 3천원 ~ 4천원 선이고 대부분 치즈를 품고 있고 맛도 비슷하다. 꽈배기와 찹쌀 도너츠도 빠지지 않는 품목으로 가격도 품질도 제각각이다.


나는 길거리 간식을 좋아하기에 산책 나가거나 여행을 갈 때마다 한 번씩은 사먹는 편이다. 지금까지 먹어본 가운데 꽈배기는 문경꽈배기가 최고였다. 문경 특산품인 사과를 넣어서 그런지 부드럽고 소화도 잘되는 편이더라. 망원시장 꽈배기와 찹쌀 도너츠도 중간 이상은 갔고, 최악은 성남 모란시장 꽈배기여서 맛도 별루고 기름 절은 냄새가 진동을 하더라고. 


호떡은 정선 전통시장 녹차호떡이 최고! 진짜 맛있게 먹었다. 그런데 강남대로(뱅뱅사거리와 우성사거리 중간쯤) 버스 정류장으로 이어진 건널목 앞에도 괜찮은 호떡이 있다. 새벽 5시에 운동갈 때마다 나이드신 할아버지가 그 이른 시각에 포장마차 문열고 준비하시는 걸 보다가 왠지 모르게 정감이 가서 일부러 한번 사먹은 적이 있다. 찹쌀 호떡 (1500원)이 기름 냄새도 안나고 소화도 잘 되었고, 여기서는 십원빵 (3천원)도 판다. 혜화역 1번 출구 앞 기름기 없이 구운 호떡(개당 1천원)은 공갈빵의 납작 버전 되시것다. 나처럼 기름에 튀기다시피 한 거 별루 안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딱 좋은 거 같고, 나름 단골손님이 있는 지, 저번에 앞 사람이 스무개 이상 사가는 바람에 한참 기다려서 겨우 하나 먹었다. 


붕어빵은 을지로 입구역 (몇번 출구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롯데백화점 건너편 입구) 바로 앞, 노부부가 하시는 포장마차 추천이다. 거긴 맛도 있고 소화도 잘되고 가성비 짱이다. 1천원에 세 개나 주시는데, 사는 사람마다 이렇게 싸게 파시면 남는 게 있냐고 도리어 걱정을 하는 판이다. 강남 지역은 대부분 붕어빵도 1개 천원 수준이지만, 강남역 신분당선 5번 출구 근처에 2천원에 5개 짜리도 있더라. 요즘은 너무 추워서 외출을 삼가하는 편인데, 이제 날이 조금 풀리면 동대문이나 광장시장이나 신당동 전통시장 둘러볼 때 한번 시식해봐야겠다.


계란빵은 두어번 사먹었는데, 맛은 있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해 내 위장이 감당을 못해서 더 이상 먹지 않는다. 


그 나이에 왠 짠내투어냐며 피식 웃을 수 있지만, 길거리 간식은 맛과 가성비를 모두 잡아야 하는 거 아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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