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조선의 미를 간직한 아름다운 궁

by Stella

창덕궁은 소풍이나 사생대회를 비롯해서 상당히 여러 번 다녀온 건 사실이나, 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읽으면서 다른 궁궐과 마찬가지로 한번도 제대로 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전 지식이 전혀 없었기에 넓은 공간에 비슷한 형태로 띄엄띄엄 서 있는 궁궐 건축물의 애꿎은 계단만 오르락 내리락 하며 사진만 찍었고, 어디서부터 관람해야하는 지 몰라서 헤매다가 같은 자리만 뱅글뱅들 돌다가 온 것 같다. 설명 표지판을 읽어도 기억에서 사라진지 오래이며, 책을 읽은 지금도 그 내용을 모두 기억하는 건 불가능이다. 그래도 막걸리 술잔 눌러담듯 꾹꾹 밟아가며 여러번 읽고 유튜브 강의도 여러번 듣고, 자주 방문한다면 돌머리에 새겨지는 부분이 있을 거라 기대하며 관람 순서를 메모해뒀다. 관람순서는 고궁 홈페이지에 들어가도 잘 나와있다.


[책에 제시된 관람순서]

돈화문 ⇨ 금천교 지나 인정전 ⇨ 인정문을 나와서 ⇨ 숙장문을 통해 ⇨ 선정전(화재로 소실되어 인경궁 건물을 옮겨서 재건. 유일한 청기와) ⇨ 희정당(왕의 사랑채이자 서재) ⇨ 대조전(왕비의 안방이자 침실, 입구는 선평문) ⇨ 화계(꽃계단) ⇨ 경훈각(대조전 뒤쪽, 왕실 가족과 왕의 휴식공간) ⇨ 낙선재(장락문으로 들어감 ⇨ 수강재 ⇨ 석복헌 - 화계에서 낙선재 뒤뜰까지 볼 것


** 동궁: 세자의 영역. 현재 성정각이 남아있음 ⇨ 관물헌(세자의 책과 문방구 보관) ⇨ 송화루(서화 수장고)

** 낙선재 : 효명세자의 아들인 헌종이 지은 것으로 단청이 없는 게 특징

** 창덕궁의 내전: 희정당, 대조전, 경훈각이 포함되며 희정당 신관 앞쪽부터 관람 시작

** 후원: 예약해야 함


아래 사진은 돈화문과 금천교이고 돈화문 앞마당에는 천연기념물인 회화나무가 여덟 그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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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문을 통해 창덕궁의 정전인 인정전으로 향했다. 내부의 전등은 약 1백년 전에 설치한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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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문과 인정전 주변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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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전 옆문을 통해 선정전으로 갈 수 있지만 책에서 읽은대로 인정문 밖으로 나와 숙장문(아래 왼쪽 사진)을 통과하니 선정문이 있고, 회랑을 따라 왕이 신하들과 정무를 논하던 선정전으로 곧장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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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이후 인경궁에서 옮겨온 청기와가 돋보였다. 한옥은 역시 지붕과 처마가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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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둘러봐도 아름다운 선을 자랑하는 지붕이 눈에 들어온다. 더 신기한 것은 여러 채의 지붕들이 겹겹히 보여도 전혀 무리가 없을 뿐 아니라, 비록 건축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는 문외한인 내가 봐도 궁궐을 포함한 전통 한옥은 멀리 보이는 산과 마당의 나무와 풀을 모두 고려해서 지은 것 같았다. 인위적인 서양식 정원과 일본 혹은 중국정원과 달리 한국의 미는 차경, 즉 자연의 아름다움을 끌어들인 데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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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왕의 사랑채이자 서재인 희정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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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희정당 내부이다. 조선 말기때 들어온 서양식 클래식 가구가 신기할 정도로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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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앞뒤로 통한 문으로 내다보이는 모습이 거의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왔다. 아래 사진을 찍으면서 여러번 왔어도 한번도 발견하지 못했던 창덕궁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었고,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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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처소는 양 옆으로 복도와 방이 즐비하다. 시중을 들기 위한 궁녀나 내시들이 사용하는 곳이겠지. 누군가 시중을 받는 것도 좋겠지만 평생 타인의 눈에서 벗어날 수 없으므로, 왕은 진정 '극한 직업'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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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정당 뒤쪽의 선평문을 들어서면 왕비의 안방이자 침실인 대조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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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에는 근대식 자개 가구가 있다. 화려하면서도 아름답고 기품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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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조전 뒤쪽으로 가면 아래 사진처럼 화계, 즉 꽃계단이 있다. 한겨울에도 이렇게 예쁜데, 봄 여름 가을에는 얼마나 이쁠까?

20240131_124227.jpg 화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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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동궁의 영역인 성정각에 있는 보춘정이다. 성정각 동쪽 누각으로 보춘(報春)은 '봄이 옴을 알린다'는 의미란다. 옆 쪽에는 희우루 현판이 있는데 희우(喜雨)는 '비가 내려 기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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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정각에서 찍은 사진들. 어딜 봐도 아름답고 정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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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마지막 코스인 낙선재! 장락문으로 들어가면 된다. 낙선재는 24대 헌종의 명에 따라 사대부 선비의 집처럼 지은 것으로 단청은 없지만 여전히 기품있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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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선재를 바라보는 방향에서 오른편에 낙선재 뒤뜰로 이어지는 문(위쪽 오른편 사진)이 있다. 여기에도 화계가 있고, 오래된 돌도 전시되어 있고, 대조전 뒤뜰처럼 아름다우면서 기품있는 모습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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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수강재와 그 부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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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낙선재에 들어서기 전 외관의 모습이다. 우아한 지붕의 선은 한숨이 나올만큼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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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창경궁과 후원으로 가는 길목 풍경과 낙선재 앞쪽 정원의 풍경이다. 정원 안에 정자처럼 보이는 게 있는데 들어가지 말라는 표지판이 있어서 멀리서 보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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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에 여러 번 갔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곳인 줄은 처음 알게 되었다. 웅장한 경복궁에 비하면 창덕궁은 작고 소박하지만 자연스럽고 기품이 돋보였고, 조선시대 왕들이 가장 좋아했던 궁궐이 창덕궁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후원은 봄과 가을과 눈이 내린 겨울에 잘 맞춰서 가볼 예정이다.


사실 서울에만 궁궐이 다섯개 + 비원 x 사계절 = 최소 스물 네 번 방문해야 한다. 역사학자도 아닌 내가 궁궐만 갈 이유도 없고, 사방을 둘러싼 산과 둘레길, 공원, 박물관, 미술관만 돌아다녀도 진짜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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