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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lla Jan 29. 2024

계룡산 동학사

뚜벅이 아줌마의 세상구경

말로만 듣던 계룡산에 말로만 듣던 동학사가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된 날, 세상구경 초보자인 내게는 모든 곳이 처음이므로 번갯불에 콩 볶듯 해도, 수박 겉핧기 식이라고 해도, 그저 신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계룡산은 태조 이성계가 수도를 정할 때 무학대사의 추천에 힘입어 후보지가 되었던 곳이기에, 비록 한양에 밀려 수도로 채택되지는 못했으나 그래도 산세나 지형이 좋은 곳인 게 당연하겠지! 


우리는 동학사 입구에 내렸는데, 1시간 20분 밖에 시간을 안주길래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줄 알고 신나게 올라가는데, 어라? 홍살문과 일주문도 모두 지났는데 대체 동학사가 어디 있다는 거지? 그래도 갈때까지 가보지 싶어서 그냥 빠르게 올라갔다. 걸음이 빠른 편인 내가 못가면 아무도 못가겠지 모! 아, 참고로, 절에는 홍살문이 없는 게 정상이나, 여기에는 사당이 있기 때문에 홍살문이 있단다.   


겨울이라 황량하기도 했고 날이 아주 맑던 아침과 달리 오후에 접어들자 갑자기구름이 많아져서 살짝 어두운 분위기 임에도 불구하고, 동학사로 가는 길이 평화롭게 느껴졌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봄에는 동학사, 가을에는 갑사 풍경이 최고라던데, 가는 길에 벚꽃 나무가 많으므로 봄에 오면 진실로 아름다울 것 같았다. 

한참을 올라가니 작지만 우아한 암자들이 연달아 나타나고 그 끝에 대웅전이 있다. 넓은 부지에 여러 건물이 펼쳐진 큰 사잘들과는 달리, 동학사는 산길을 따라 지어서 그런지, 마치 길 따라 일렬종대 식으로 늘어서 있는 것 같았다. 동학사 대웅전은 아담했지만 화려하고 아름다왔고, 예불을 드릴 사람들은 옆문으로 들어오라는 표시가 있었다. 불교신자가 아니어서 잘 모르지만 부처님은 사진 찍히는 걸 그리 좋아하실 거 같지 않아서 살짝 들여다 보기만 하고 불상과 내부의 사진은 안찍었다. 

아래 사진처럼 동학사에는 비구니 스님들이 공부하시는 공간이 있는데 외부인 출입이 금지된 영역이라서 사진만 찍었다. 뒤로 보이는 계룡산이 정말 멋지더라.

아래 사진은 대웅전 앞마당의 탑과 돌담이고, 대웅전 입구를 나오면 가장 오른쪽 사진처럼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시간만 있으면 여기를 올라갈텐데! 너무 아쉬웠지만 여행사 당일치기 투어에서 너무 많은 것을 바랄 수는 없고, 잘 기억해 뒀다가 기회가 되면 동학사와 그 주변만을 걸으러 와야지. 

이때부터 하늘이 살짝 맑아지기 시작했다. 내려오면서 아래 쪽의 암자도 카메라에 몇장 담아보았다. 

길을 내려오면서 주변 풍경도 조금 담아보았다. 정말이지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인데, 그냥 돌아가는 게 너무 아쉽더라고! 공산성도 그랬지만 봄에는 동학사, 가을에는 갑사에 꼭 와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참고로 동학사 가는 길에 갑사로 이어지는 길 표시가 있다! 



번외 편: 공주 알밤축제와 더크루즈 카페 안밖


여행사 상품이 저렴하게 나오는 이유는 지자체 지원을 받기 때문이다. 요즘 지자체마다 관광객을 끌어모이기 위해 각종 지역 축제를 열고 지역 상품권까지 주기도 하면서 돈을 쓰라고 홍보하는데 가보면 전통도 없고 급조한 티가 너무 나서 안스러울 지경이다. 아직 걸음마 단계이기에 몇 백년 전통을 자랑하는 외국의 축제와 비교할 수 없으나 인구가 급속히 줄어드는 시대이므로 인근 지역과 프로그램을 조금 합치든 연계하든 좀 더 고민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공산성에서 다리 하나를 건너면 알밤 축제장이 있다.  토요일에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고 하더라. 나는 마지막 날에 간거고 밤과 막걸리 등등을 사가는 공주 시민들도 보였다.


다음은 일정 제일 마지막에 들린 더크루즈 카페! 동학사 바로 아래 자리한 4층짜리 대형 카페로서, 계룡산을 바라보며 각종 차와 빵을 먹을 수 있으나 나 혼자 덜렁 앉아서 먹기도 애매해서 옥상으로 향했다. 스카이워크를 만들어 놓았지만 못들어간다는 표시가 있어서 멀리서 산을 보았디. 이때는 또다시 구름이 많아서 좀 그랬지만 만약 하늘이 맑았다면 멀리서나마 훨씬 더 멋진 계룡산을 감상할 수 있었을 거다. 그 다음에 지하로 갔는데, 조용히 분위기에서 차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기에는 지하층이 제일 좋겠더라.  

경사면에 지은 건물이기에 지하에서 밖으로 나가는 문이 있다. 열고 나가니, 어느새 다시 맑아진 하늘과 흐르는 강물(?)을 볼 수 있었다. 

이제 버스에 올라 서울로 향했다. 안성 부근에서 조금 막히긴 했지만 우리에겐 버스전용 차선이 있다. 옆 차선 4개는 꽉 막혀 있는데 버스 차선은 쌩쌩~~~ 달릴 수 있다는 거, 버스 이용이 좋은 게 바로 이런 거고, 빠듯한 일정에 엄청 걸어다녀야 해서 피곤했지만 아직은 튼튼한 두 다리로 여기저기 돌아볼 수 있고 다음 행선지를 고민할 수 있다는 게 행복이지!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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