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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lla Feb 10. 2024

경복궁 <1>-외조 치조 연조

뚜벅이 아줌마의 세상구경

이번에는 경복궁이다. 이곳도 정말 여러번 갔지만 제대로 본 적이 없다. 궁궐 중 가장 넓은 부지에 비슷한 한옥 건축물이 산재해 있어서 들어가면 미로 그 자체이고 헤매다보면 결국 가장 유명한 근정전과 경회루만 기억에 담은 채 '퇴청'할 수 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조금이라도 제대로 봐야지 싶어서 맘먹고 갔다. 


경복궁은 세 부분으로 나뉜다고 한다.

(1) 외조 - 근정전 영역 - 외국사신을 맞이하고 문무백관 조회장소 

(2) 치조 - 사정전 영역 - 정무를 보는 곳

(3) 연조 - 침조 즉 왕과 왕비의 생활 공간 


관람 순서는 여러가지인데 일단 유홍준 교수님의 추천경로와  홈페이지에 나온 관람순서로 정했고, 입구에서 안내지도를 받아서 참고했다. 광화문으로 들어가거나 경복궁역 5번출구 고궁박물관 방향으로 나오면 홍례문이 보인다.


일단 광화문 ⇨ 홍례문  ⇨ 금천 가로지르는 영제교(천록상을 볼 것) ⇨ 근정문 ⇨ 근정전 순서로 보면 된다.홍례문을 지나 영제교를 건너면 근정문 너머로 근정청이 보인다. 영제교 옆으로 마리의 짐승이 장난스런 표정으로 엎드려 있다. 

근정청과 그 내부이다. 문무백관 조회장소이자 외국사신을 맞이하던 곳으로, 바닥에 박석을 깔아놓아 햇살이 강렬해도 빛이 반사되지 않아 눈을 보호하고 비가 많이 와도 배수가 잘 된다고 했다. 내부를 보면 왕이 앉는 곳 뒤에는 언제나 일월봉황도가 있다.

근정전으로 본 다음 왼쪽 옆으로 가면 수정전이 나온다. 사실 유명한 건물이 아니어서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는데, 바로 이곳에 설치된 집현전에서 한글이 창제되었다고 한다. 임금이 자주 드나든 곳이라서 원래 관청에는 없는 월대가 있다. 

수정전 뒤쪽에 그 유명한 경회루가 있다. 태종의 지시로 박자청이 만든 현존하는 최대의 전통 목조 건축물이란다. 설계에서 시공까지 팔개월만에 완성했다니 그 당시에도 한국인들은 속전속결이었나보다! 북악산을 배경 삼아, 맑은 하늘과 햇살의 협업으로 물에 비친 그림자조차 아름답다. 겨울에도 이토록 멋진데 봄에 오면 더욱 화려한 자태를 뽐내겠지.

다음은 사정전 영역이다. 사정문으로 들어가면 행각으로 둘러싸인 왕의 집무실인 사정전이 있는데  동서행각은 편전이며 앞쪽 행각은 내당고, 즉 왕의 전용 곳간이다, 사정전 좌우로 만춘전과 천추전이 자리한다. 

아래 사진은 만춘전과 천추전이다. 왕이 공부를 하던 장소라더니, 내부는 서당처럼 되어 있다.

그 다음은 왕의 침소인 강녕전과 그 주변이다. 강녕전 양 옆 방은 문을 닫아놓아 내부를 볼 수 없었다. 

강녕전 뒤쪽으로 왕비의 침소인 교태전이 있다.

교태전 뒤쪽 아미산 정원에는 교태전과 연결된 아름다운 굴뚝이 보인다. 봉황과 십장생, 귀면 등등 여러 문양이 새겨져 있고, 봉황은 왕비를 의미한다고 한다. 네 개가 띄엄뛰엄 서 있어서 한 컷에 담기가 쉽지 않더라고. 그나저나 굴뚝이 이렇게 이쁘다니, 옛 사람들의 미적 감각이 현대인들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 

지붕 모양이나 서로 겹쳐진 선, 담벼락 문양과 출입문 등 모든 것에서 뛰어난 감각을 엿볼 수 있다. 

그 다음에 본 건 대왕대비의 침소인 자경전인데, 여기에도 유명한(?) 굴뚝이 있다. 보존을 위해 덮개로 덮어놓은 것 같다. 자경전 자체는 다른 곳과 흡사해서 사진을 찍지는 않았다.

여기까지 보고 나니 솔직히 힘들더라. 경복궁을 제대로 보려면 최소 이틀에 나눠서 보아야한다는 유홍준 교수님의 조언은 사실이었고, 나도 처음부터 하루 만에 모두 못볼 거라고 예상해서 그냥 오려다가, 그래도 향원정은 보고 싶어서 살짝 무리를 했다. 보면서도 감탄했지만 다시 보니 진짜 예술이네!

왠만한 체력이라면 더 돌아볼 수 있겠지만 마녀 아줌마는 저질체력인데다가 아무래도 겨울이어서 춥더라고. 모두 돌아보는데 1시간 반 정도 걸린다는 안내와 달리,  천천히 자세히 보고 사진도 찍으려면 그 시간으론 어림도 없다. 그래서 주요 건물만 본 것으로 만족하자고 아쉬운 맘을 달래 담날을 기약하며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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