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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lla Mar 29. 2024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1>

마녀아줌마의 발칸반도 4개국 여행

처음에 생각한 곳은 체코의 프라하-체스키크롬로프 자유여행이었으나 상황을 고려해서 결정한 패키지 상품이 발칸반도 4개국 8박 9일, 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보스니아-몬테네그로 - 참좋은여행사(내돈내산! 광고 아님!!!)이다. 국내든 해외든, 패키지 숙박여행 처음이므로 다른 여행사와 비교는 불가하지만, 결정 이유는 간단했다. 일정이 마음에 들었고, 3성급 혹은 4성급 호텔의 싱글 객실 사용료가 다른 여행사의 반값이었다. 결론은 대만족! 


출발일 자정무렵 터키항공으로 출발하여 이스탄불 공항에 내린 다음, 뱅기를 갈아타고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공항에 도착했다. 경유시간 포함해서 약 16시간을 날아간 후, 오전 9시라는 이른 시간부터 일정이 시작된 거라 살짝 정신이 없긴 했으나 다행히 날씨가 좋아서 기분도 덩달아 좋아졌다. 피곤한데 첫날부터 날씨까지 궂으면 기운이 좀 빠졌을 거 같다.


버스에서 내리니 이색적인 풍경이 우리를 반겼다. 발칸지역은 3월까지 겨울이고 우기여서 흐리고 비가 올 확률이 아주 높다는 말을 듣고 날씨를 거의 포기하고 간 거라 그런지 맑은 하늘이 너무 반갑고 고마왔다. 

오른쪽에 아름다운 공원이 있는 길을 따라 크로아티아 영웅의 이름을 딴 반엘라치치 광장으로 갔다. 이곳이 자그레브의 중심이고 여행의 시작점이며, 주변에 시민들이 이용하는 시장과 식료품 아울렛까지 있어서 거주민들도 자주 오는 장소다. 반옐라치치 장군의 동상이 서 있고, 앞쪽 도로에 전차가 다닌다. 여행객들에게는 아래 맨 오른쪽 사진이 중요한데, 저곳에 '무료' 화장실이 있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유럽 여행의 화두는 단연 '화장실'과 '물' 이고, 그래도 대도시에는 무료화장실이 있어서 가이드 님의 안내로 알뜰하게 이용했다. 

반옐라치치 광장에서 올드타운 투어가 시작된다. 발칸반도의 여행지는 주로 올드 타운을 돌아보게 되어 있는데, 규모가 작아서 두 시간 정도면 모두 돌아볼 수 있고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즐긴다고 해도 반나절이면 모두 볼 수 있다. 


아래는 자그레브 대성당과 그 앞에 서 있는 성모마리아 상이다. 2020년 자그레브 지진으로 도시 곳곳이 아직도 보수 공사 중이고, 원래는 대성당 안에 들어갈 수 있으나 현재는 공사중이라 외관만 봐야 했다. 이 외에도 미술관 등 지진으로 손상되어 공사중인 곳이 많았다.

조금 걸으면 돌라츠 시장이 있다. 과일과 채소, 꽃을 많이 팔았다. 특히 어느 시장에 가도 꽃가게가 많은 게 인상적인데 이곳 사람들은 꽃을 많이 산다고 했다. 자그레브의 물가가 아주 싼 편은 아니다. 그래도 사과나 귤이 한국보다 훨씬 저렴해서 같이 간 사람들은 이곳에서 많이 사더라. 대충 보니 사과 4개가 약 3천원 정도? 발칸반도 여행 기념품도 이곳에서 사는 게 가장 낫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고, 실제로 같이 간 사람이 접시를 샀는데 나중에 갔던 두브르브니크에서는 약 2배에 팔고 있었다. 또한 생필품 물가가 가장 싼 곳은 보스니아였다.  


아래 가운데 사진은 자그레브판 '봉이 김선달'쯤 되는 분의 동상이고, 유럽이 거의 그렇듯 여기에도 노천 카페와 레스토랑이 무척 많았다.

경사가 좀 있는 길 양옆으로 상점이 늘어서 있다. 아래 맨 왼쪽 사진은 넥타이 상점인데, 크로아티아 인들은 자신들이 넥타이를 처음 사용한 원조라고 주장한다고. 나름 신빙성이 있긴 했다! 도시 여기저기에 유명한 사람들의 동상이 있다.

아래는 가톨릭 성지 순례지 중 하나인 돌의 문과 여러 번의 화재에도 기적적으로 남은 성모마리아 그림으로 기도 중인 사람들이 많아서 사진 찍을 때 조심해야 했다. 근처에는 비운의 여성 도라의 조각상이 있다.  

아래는 그 유명한 성마르카 성당이다. 아직 공사가 다 안끝나서 내부를 볼 수 없었지만 그 유명한 타일 지붕이화려하게 빛났다. 지붕 오른편 문장은 크로아티아 국기이고 오른편은 자그레비 시의 깃발이란다. 성당을 바라모고 오른편에 대통령궁이 있다.

돌아다니다보면 가톨릭 혹은 정교의 오래된 성당들이 무지 많다. 또한 테슬라의 부조상도 볼 수 있는데, 테슬라가 크로아티아 출신인 건 처음 알았네!

길을 따라 살짝 높은 지대로 올라가면 첨탑도 있고, 유명한 두 개의 성당을 한번에 볼 수 있다. 아래 쪽으로 발간반도 특유의 붉은색 지붕들이 보였다. 

내려오는 길에 보니 낙서들이 즐비하다. 바로 옆에 자리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그린 거라고. 아래 맨 오른쪽은 바닥에 있던 건데, '엄마에게 전화해'라고 씌여있단다! 

각종 거리풍경들...

자유시간에 돌아다니다가 다시 반옐라치치 광장으로 돌아왔다. 시간이 남아서 그 뒤쪽의 로컬 마켓에 들어갔는데 고기도 팔고 야채도 판다. 아래 왼쪽 사진의 푸드아울렛에 들어가 봤더니 유통기한이 거의 끝나가는 유제품이나 초코렛, 빵, 과자, 통조림 등등을 아주 아주 싼 가격에 팔고 있었다. 돈이 궁한 젊은이들이나 노인들이 물건을 사는 것 같았다. 상한 건 절대 아니므로 만약 그날 먹을 거라면 괜찮을 것 같다. 

나는 반옐라치치 광장과 면해 있는 마트에서 물 1.5리터짜리를 샀다. 첫날 일정 마치고 버스타고 호텔 갈거라서 무거워도 상관없지 모! 물은 콘줌마트나 로컬마트에서 대용량으로 사면 싸고, 안그러면 500ml에 보통 1~2유로 정도이다. 그넘의 인심 고약한 화장실 때문에 낮에는 가능한 물을 적게 마시게 되는데, 내 경우는 워낙 물돼지 수준이라 큰거 한병 사들고 밤~아침식사 전에 한통 다 마시고 나왔다.  


어쨌든 뱅기 16시간 + 관광 6시간이라는 어마어마한 일정을 끝낸 뒤, 엄청 피곤한 몸을 끌고 버스타고 호텔로 입성했다. 그런데 정말이지, 우리 일행 중에 날씨 요정이 있긴 한 것 같았다. 버스를 타자마자 그 맑던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호텔에 도착해서 짐을 내려서 방에 들어가자마자 비가 쏟아지더라. 아래 사진은 촉촉하게 젖어있는 호텔 앞 풍경이다.

아래 사진은 크란에 위치한 츠레이나 호텔이다. 4성급으로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와~~~ 물도 잘 나오고 방도 따뜻했고, 깨끗하게 청소가 되어 있어서 편안하게 쉴 수 있었다. 

참고로, 거의 모든 호텔에서 석식은 정말 정말 진실로 별로이다. 저녁에는 물도 안줘서 사먹어야 한다. 점심 식사 때도 마찬가지, 거의 모든 레스토랑에서 물을 사서 마신다. 와, 진짜 물인심은 고약하더라. 하지만 거의 모든 호텔 조식은 기대 이상으로 잘 나온다. 식빵, 크로와상, 시리얼, 소시지, 달걀, 치즈, 과일이 다양하게 제공되고 잼, 꿀, 요거트, 우유, 물, 커피, 주스 등도 풍성하게 주기 때문에 절대 걱정할 필요가 없다.


** 반옐라치치 광장 무료화장실 정보

반옐라치치 동상을 바라보는 방향에서 제일 오른쪽 길로 들어가면 또다른 동상이 서 있다. 다시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살짝 떨어진 곳에 초록색 작은 지붕이 있고, 그 아래 계단으로 내려가면 상당히 큰 무료화장실이 있다. 


**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어서 현지 가이드 추천으로 Melt 라는 상점으로 갔는데, 그냥 그랬다. 내가 생각하는 젤라또는 진한 우유크림으로 만든 건데, 이곳의 젤라또는 샤베트 느낌이다. 건강에는 더 좋으려나? 


** 점심은 현지 레스토랑에서 먹었다. 이곳에 가면 대부분의 식사에 감자가 나오는데 음식은 전반적으로 짜다. 양도 많아서 나 같은 소식좌는 반에 반도 못먹는다. 우리 일행이 간 곳은 양조장을 겸한 곳이라고 한다. 점심에 맥주 마시다가는 화장실 찾느라고 난리여서 패스했으나 다른 분들이 주문한 맥주를 줘서 딱 한모금 마셔보았다. 맛은? 글세~~~ 난 별로더라. 차라리 마트에서 산 크로아티아 캔맥주가 훨씬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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