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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두열매 Jul 16. 2024

그 순대는 짰다

갑자기 피곤함이

@father7576 열매 그림일기

분식을 좋아하는 우리 가족은

떡볶이, 순대, 만두 3종 세트를

집에서도 자주 먹는다.


쪄있는 순대를 사다 먹을 때도 있지만

진공포장된 순대를 사서 깻잎, 양파를 넣어  순대볶음이나

전자레인지에 데워 그냥 간식으로 먹는다.


그날은

하교 한  둘째 딸이 출출하다 해서

순대를 데워 주며  한 알을 집어 먹었다.

그런데 순대가 짜도 짜도 이리 짜다니....

밥에 올려먹어도 될 만 큼 내 입에는 너무 짰다.


"어휴~너무 짜네! 다음에는 이거 사면 안 되겠다"

나는 순대 브랜드를 한번 확인하고 말았다.


그날 밤

일찍 귀가해  오랜만에 집밥을 먹는 남편에게

순대  이야기를 했다.

가만히 듣고 있던 남편은 말했다.


"뒤에 나트륨 확인 안 해?"


뭐시라....... 나.... 트.... 륨.....

그러더니 냉장고에서 순대를 꺼내어 뒷면을 보며

영양정보란에 순대의 총 g과 나트륨의 % 을 계산하는 방법을 기 시작했다.

더 나아가 스팸과 런천미트 뚝심의 나트륨 비교까지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계산을  마친 남편은

"이 정도 나트륨 함량이면, 그전에 우리가  먹던 거에 비해 염도가 높은 건 아니야"

라는 결론을 도출해 냈다.


갑자기 피곤함이 엄습한 나는,

조용하고 신속하게

순대를 싸서 냉장고 깊숙한 곳으로 처리한 후

침대에 누워 이른 잠을  청했다.





토닥 한 줄

우리의  호랑이들은 우유를 마신다
우리의 매들은 걸어 다닌다
우리의 상어들은 물에 빠져 허우적댄다
우리의 늑대들은 훤히 열린 철책 앞에서 하품을 한다

                                                                                                                          -비스와바쉼보르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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