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her7576 열매 그림일기초등 둘째 딸이 수학시험지를 가져왔다.
틀린 문제를 살펴보다 주관식문제가 눈에 들어왔고
식이 잘못된 이유를 쓰는 문제였다.
더하기와 곱하기 ( )가 함께 있는 연산이었다.
수학에 몹시 약한 나였지만 주관식문제라서 눈이 갔다.
딸이 쓴 답은 < 과로를 먼저 풀지 않아서 >였다.
나는 식탁에서 과일을 깎고 있다가 빵~웃음이 터졌다.
그래서 매일 눈뜰 때부터 기력저하인 딸에게 말했다.
"이런... 그렇게 피곤했어 그래서 시험을 이렇게 본거야? 아주 과로사하겠네 이건 ( ) 가로잖아!!! 가로! 가로!"
하면서 아직 이렇게 맞춤법을 모르면 어쩔 거냐....
책을 좀 읽어야 한다... 를 시작으로 일기 쓰기까지
무한 반복되는 잔소리로 옥신각신 하고 있었다.
그때, 우리의 대화를 듣고 있던 첫째 딸이 부엌을 지나가며 "엄마!! 이건 가로가 아니잖아 가로~~~~ 세로~~~~~가 아니라고! 괄! 호! 괄호" 하면서 외쳤다.
어
머
나
그렇다.
( )는 과로도 아닌 가로도 아닌 괄호였다.
나도 요즘 너무 과로했나....
정말 생각도 못했다.
과로는 가로가 되었고 가로는 사실 괄호였다.
둘째 딸에게 급 사과의 손길을 내밀고
똑똑한 가족 구성원이 있음에 안도하며
나와 둘째 딸은 평소 9시 취침에서 좀 더 이른 8시 40분에 나란히 가로로 누워 깊은 잠을 잤다.
토닥 한 줄
인생이 자꾸 다른 이름으로 둔갑해서
말을 이룬다
ㅡ김안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