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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두열매 Sep 05. 2024

좋아 vs 싫어

준비하는 마음:구석 구석  세심한 청소

@fathrt7576 열매 그림일기

책상 앞에 앉는다.

일주일에 6번은 혼돈의 카오스인 책상

책꽂이에는  창작노트를  필두로 트, 계획 노트, 그림노트, 필사 노트, 독서 노트, 글감노트도

준비되어 있다.

또한 아침마다 나를 맞이해 주는 문장도 있다.


신사동 화실을 다닐 때 접한

<재능은 오랜 인내로 생겨나고 창의성은 강한 의지와 충실한 관찰을 통한 노력으로 생긴다>

15년은 넘게 책상 앞에 붙여놓은 것 같다.

그 밑으로는 <우리 아이들을 잘 노는 아이들로 키우고 싶습니다. 흙에게 감사하고, 나무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아는 아이들로 키우고 싶습니다.

화합하는 것이 경쟁하는 것보다 더 힘이 세다는 것을 아는 아이들. 스스로가 우주보다 크고 깊다는 것을 아는 아이들로 키우고 싶습니다.

스스로 자라서 더불어 숲을 이루는 아이들로 함께 키워요!>

나도 이런 어른으로 자라고 싶다.


그 밑에는 이미지 짓기'그림책 향'에서 들었던 수업 목자가 적혀있다.

1. 나는 그림책인가?(고정관념 버리기)

2. 그림책은 이미지이다(철학과 시로 이미지 짓기)

3. 그림책은 글짓기가 아니다(이미지 중심 서사)

4. 그림책은 가르치는 책이 아니다(꼰대짓 안 하기)

5. 그림책은 숨겨 놓은 철학이다(드러내지 않고 이미지로 철학하기)

6. 그림책은 상징이다(서사*이미지)

7. 그림책은 시이며 음악이다(리듬감-춤을 추자)

8. 그림책은 상상이다(우주는 상상도 아니다)

9. 그림책은 기하학이다(그림책 구조와 연출)

10. 그림책은 디자인이다(조형연구-과일의 겉과 속은 다르다)

11. 그림책은 나의 그림이다(나의 심장과 손에 숨은 나의 그림)

12. 나는 그림책이다


언제 봐도 주옥같다.

둘째 딸을  5살에 어린이집에 보내며  검색하다 발 <그림책 향> 수업을 발견하고 바로 신청했다.

지금은 33기가 운영되고 있고 나는 15기였다.

처음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100개씩 쓰고 그중 10개를 마인드맵 형식으로 써보는 숙제가

있었다.

지난 노트를 들춰보다가 좋아하는 것에 <만두, 새우깡, 자몽주스, 애벌레, 악어, 연필, 마카, 스케치북, 긴 책상, 의자, 스탠드, 목욕탕, 양말, 모자, 단어, 문장, 기다림, 준비하는 마음>등이

싫어하는 것에는 <보신탕, 비계, 설거지, 곰팡이, 전쟁, 억압, 꼬리표달기, 나쁜 말, 경쟁, 미세먼지,

화학성분, 첨가물, 과대포장, 과소비, 냄새 독한 테이프, 구석구석 세심한 청소, 양이 적은 음식>

등이 있었다.

벌써 5~6년 전인데 '구석구석 세심한 청소'에 눈이 갔다.

세심함, 섬세함, 정교함, 디테일 나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다.


..... 문어발 스타일로  좁고 얕은 나에게 깊게 집요하고 끈떡 지게 하나를 파 나가는 힘은 부족하지만

'언젠간 되겠지... 에잇 설마! 끝은 올 거야' 정신은 충만하니 그 마음으로

오늘도 시작해 본다.




토닥 한 줄

무궁무진한 봄, 무궁무진한 밤, 무궁무진한
고양이, 무궁무진한 고양이들이 사뿐히 밟고 오는 무궁무진한 안개, 무궁무진한 설렘,
무궁무진한 개구리들이 몰고 오는 무궁무진한
울렁임

                             ㅡ박상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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