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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물가상승률은 넘어야 한다.

예금, 적금, 채권

by 송대근

앞선 2장의 이야기에서, 금리와 화폐발행에 의해 통화량은 계속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고 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물가 상승률은 몇% 나 될까?

이는 과학적이나 산술적으로 증명된 바는 없으나, 통계적으로 2%를 목표로 하면 큰 사회문제가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중앙은행은 물가상승률 2%를 목표로 하며 금리와 통화량을 지속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만약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아 화폐가치가 급락한다면 피지배자들은 화폐를 믿지 않게 될 것이고 결국 지배자는 통제권을 잃게 된다.

그러므로 지배자들은 물가 상승률을 너무 높지도, 그렇다고 너무 낮지도 않게 항상 조정하고 있다.

물가상승률은 매년 변동하지만, 설명의 편의를 위해 이하의 내용들은 물가상승률이 2% 라고 가정하고 이야기를 풀어 나가겠다.

이 말은 즉 우리가 가지고 있는 돈은 매년 2%씩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는 뜻이다.

거꾸로, 내가 매년 2%씩 자산을 증식시키고 있다면, 그것은 증식이 아닌 본전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2%를 기준으로 상품들을 이해해 보자.

- 예금

은행에서 쉽게 보이는 상품이다. 목돈을 예치하면 약정기간 이후 원금과 약속된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이자율은 2~4% 수준이다. 그러나 4% 예금에 가입했다고 해도, 이는 물가상승률 2%를 제외하면 실질가치는 2%에 불과한 상품이 된다.

- 적금

마찬가지로 은행에서 우리가 가장 마주하기 쉬운 상품이다. 매달 약속된 돈을 넣으면 원금과 약속된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이자율은 4~8% 수준이다. 이는 예금의 2배 수준인데 여기에도 이유가 있다.

총 1200만 원을 1년간 예금한다고 가정하자.

예금이자는 4%, 적금이자는 8%이다.

예금의 경우 1200 x 0.04 % 의 이자를 지급한다.

적금의 경우

100 x 0.08 x 12/12

100 x 0.08 x 11/12

100 x 0.08 x 10/12

100 x 0.08 x 1/12

의 이자를 지급하게 된다.


왜냐면 매달 100만 원을 넣었으니, 마지막 100만 원에는 8% 가 아닌, 8*(1/12) %, 한 달치 이자만 지급되게 된다.

그러므로 첫 달과 마지막 달의 이자율을 합해 엮으면, 총액은 결국 비슷해지게 된다.

표면상 마치 2배처럼 보이지만, 실제 차액은 크지 않다.

결국 4% 예금이나 8% 적금이나 이자는 별 차이가 없는 것이다.

적금은 소비습관 통제를 위해 가입할 만한 상품이지만, 어차피 목돈이 있다면 예금을 가입하는 것이 낫다.

- 대출

은행에서 돈을 빌려주는 것이다. 대출이자는 7~11% 정도 된다. 그런데 이 대출은 예금자의 예금을 받아서 빌려주는 것이다.

은행은 예금자의 돈을 4%에 받아서 대출자에게 7% 로 빌려준다. 자신들은 중간에서 3%의 이윤을 챙긴다.

세상 억울할 따름이다. 그렇다면 내가 대출자에게 직접 돈을 7%로 빌려주면 안 되나? 당연히 된다!

- 채권

채권은 채무증서. 즉 대출을 해준 증서이다. 어차피 예금이자는 몹시 낮은 수준이니 내가 직접 채무자에게 채권을 빌려주는 게 낫다!

채권은 투자은행을 통해 살 수 있다. 국가기관이 발행하는 국공채, 미국달러 채부터 시작해서 우량기업들의 채권들도 직접 매수할 수 있다.

채권은 기업의 재무상태에 따라 4~8% 수준까지 이자를 지급한다. 심지어 매달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도 있다.

안전상품에 투자한다면 예, 적금보다는 채권을 직접 투자해야 하는 이유이다.

다만 채권은 예금과 다르게 장점과 위험이 존재한다.

장점 – 중도매각

예적금은 중도해지 시 위약금을 물어 이자는 물론 원금도 약간 손실 봐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채권의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내가 팔아도 무조건적인 손실은 없다.

이는 채권가격의 변동에 따라 바뀌게 되는데, 일반적인 가격에 채권을 구매했다면 채권가격은 만기에 도달할수록 올라가게 된다.

예를 들어 12개월 만기채권이라고 하면, 6개월 정도 채권을 보유했고 만기까지 아직 6개월 정도 남았다면 중간에 다른 사람에게 6개월 치 이자만 받고 채권을 팔 수 있다는 말이다.

위험 - 파산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 파산하면 이자는 물론 원금도 지급할 수 없다. 예금은 5천만 원(향후 1억 원)까지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보호되지만, 채권에는 보호 기능은 없다.

파산율은 채권등급 별로 통계가 잡혀있는데 아래와 같다.

AAA – 국가부도 수준

AA – 0.1%

A – 1%

BBB+ - 4%

세상에 절대는 없지만, 위의 통계를 참고하여 투자하는 기업의 건실도를 현명하게 판단한다면 예적금보다는 훨씬 나은 선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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