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말 좀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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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에게 중력은 끌어내리는 힘이 아니라 끌어올리는 힘이었고
발은 언제나 손 위에 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아니 애초에 그런 구분이 의미가 있는 것이었나?
내가 알고 있는 세계가 조금씩 금이 가고 있다는 사실은 스무 살 이후로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 주변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거꾸로 보이는 사람인지
그 사람들과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의식 없이 보낸 것인지
나는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다.
인터넷에서 본 실없는 농담을 기회다 싶을 때 남들 앞에서 선보이고
명동거리에서 만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패션의 남성을 친구들에게 설명하느라 애를 먹고
이 모든 수고를 다시 생각할 필요가 바로 지금 내 앞에 등장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