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대중교통
제주에 온 이후로 2달간은 뚜벅이 생활을 하게 되었다. 평소에도 걷는 걸 싫어하지 않는 성격이라 크게 나쁘다고 생각도 들지 않았고, 뚜벅이 생활하는 김에 운동하는 셈 치자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긴 배차시간, 그리고 너무나 일찍 끊겨버리는 막차시간 등 생각보다 쉽지 않다. 버스 구분의 경우에는 서울, 경기 지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나는 제주에서 버스 타고 생활하면서 서울과는 다른 점 몇 가지를 발견하게 되었다.
시간에 맞춰 도착하는 버스
하루에 몇 번 없는 버스들이 많아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일반 시내버스들도 정류장에 붙어있는 시간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시간에 도착한다. 안내에 따르면 예정시간 5분 전후로 버스를 기다리면 맞춰서 탈 수 있다.
택시도 환승할인에 포함된 시스템
제주에서 특이하게 생각했던 것 중 하나는 택시에 대한 환승할인이 있다. 서울에서도 논란이 있었던 적이 있는데, 택시가 버스전용차선을 허용해달라는 것이었고, 이 중에 네티즌들의 많은 의견이 그러면 택시도 똑같이 환승할인을 해 달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서울을 포함한 일부 지자체에서는 택시 환승할인을 검토 또는 적용 예정이다.) 제주는 이미 택시 환승할인을 실시하고 있는데, 버스를 내리고 40분 이내에 택시를 환승할 경우, 800원을 할인해 준다. (선불형, 후불형 모두 가능)
버스 내에서도 와이파이가 가능
제주 여행을 하다 보면 시내에서 무료 와이파이 사용이 가능하다. 와이파이 리스트에서 제주 프리 와이파이라는 이름을 클릭하면 간단한 등록절차 후 사용이 가능한데, 신기한 것은 버스 안에서도 와이파이가 잘 된다. 물론 버스마다 와이파이 액세스 포인트 이름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와이파이를 켜서 제주 프리 와이파이 또는 버스번호가 있는 와이파이 명을 클릭하면 추가 등록절차 없이도 바로 사용할 수 있다.
기계음을 활용한 정류장 안내 음성
버스를 타고 다니다 보면 들리는 정류장 안내 음성은 특이하다. 물론 비용 절감 차원의 노력도 있겠지만, 성우를 활용한 수도권 버스와는 달리 기계음을 활용해서 정류장 안내 음성이 나온다. 그저 모바일이나 PC에서 문자 읽어주는 기능을 실행했을 때의 느낌이다.
정류장의 환승 가능 버스 번호를 알려주는 디스플레이
제주버스가 참 친절하다고 느낀 것은 버스 안에 있는 디스플레이였다. 수도권처럼 환승을 자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곳에서도 없는 시스템인데, 이번 정류장은 어디입니다라는 안내가 나온 후에는 해당 정류장에서 환승 가능한 버스번호 리스트를 함께 표기해 준다. 그리고 특이한 점은 이번 정류장을 중심으로 이후의 5~6개 정도의 정류장 리스트도 보여준다는 것이다. 친절해도 너무 친절한 시스템이다.
안전 운전하시는 기사님
물론 이런 건 기사님들마다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그래도 육지에서 버스 타고 다닐 때보다는 안전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 많으신 분들이 많이 탑승하시는 것도 한 가지 이유가 되겠지만, 가능하면 정차 후에 내려도 늦지 않다. 기사님이 기다려주시는 여유가 분명 육지보다는 있으신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여담이지만, 도착 예정 버스를 알려주는 시스템도 많이 설치되어 있다. (모든 정류장에 설치된 것은 아니다) 터치식으로 제작해 단순히 버스번호와 시간만 알려주는 수도권 버스보다는 편리하고, 조회해보기도 좋다. 그리고 교통체계 개편을 하면서 정류장도 개선해서 비바람이 칠 때 대피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매우 만족스럽다.
하지만 제주도에서 제공하는 제주버스 앱은 아직까지는 불편한 점이 많아서 개인적으로는 다른 버스 앱을 사용하시길 추천한다.
짧으면 30분, 길게는 몇 시간마다 오는 버스이기는 하지만,
삶의 여유가 함께하는 곳에서는 버스도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