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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창의적 백수 Mar 20. 2019

0. 프롤로그

제주에 온 이유

제주에 온지는 이제 열흘이 되어간다. 제주에 내려오게 된 계기는 가족과의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컸다. 바쁘게 돌아가는 회사생활은 둘째치고, 출퇴근 시간에 소요되는 왕복 3시간. 이렇게 시간들을 보내고 보면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은 늘 부족했다. 주말이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다해도 그 부족감은 채워지지 않았다.


어느 날, 출근하는 버스에서 이어폰을 통해 노래가 한 곡 흘러나왔다. 커피소년의 '행복의 주문'이라는 노래였다. 노래를 듣고 있으니, 행복해져라라는 가사에 나도 모르게 코끝이 찡해졌다. 그렇게 중대한 결심을 위한 계기는 간단했다. 지금 이렇게 사는 것이 과연 행복한 것인가라는 나 자신에 대한 물음과 그 답을 찾았다. 그렇게 나는 퇴사를 하기로 했다. 다만그 전에 아직 남아있는 육아휴직을 하고, 퇴사를 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바로 일을 시작하지 않을 거라 다짐을 했기에 하고 싶은 공부를 해 보기로 했다. 제주대학교 대학원. 관광 관련해서는 국내에서 인지도가 있는 이 곳에서 공부해 보기로 했다. 관광경영학과와 관광개발학과. 학과 소개를 보면서 느낀 것은 지금껏 영상 콘텐츠와 관련된 소프트웨어 분야였다면, 앞으로는 하드웨어 분야에 대해 알아보고 싶었다. 지어진 리조트, 호텔을 경영하는 관광경영학과가 아닌, 새로운 관광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관광개발학과를 택했다. 그렇게 선택은 간단했다.


2월 20일. 마지막 출근을 했다. 사람들과 인사를 했고, 자리를 정리했다. 2008년부터 2019년까지 11년 하고도 1개월을 근무한 회사. 수많은 광고홍보 전공자들이 오고 싶어 하는 회사. 제일기획. 그 곳과의 작별은 그렇게 슬프지도 그렇게 기쁘지도 않았다. 그저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였다.


아직 와이프가 하고 있는 일도 정리해야 하고, 집도 계약기간이 남아있어서 이사는 4월에 하기로 했다. 하지만 대학원 일정이 있어서 2월 27일 제주에 나홀로 먼저 내려왔고, 3월 4일부터는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 대학원이라 일주일에 3일만 수업이 있는데, 그나마도 월, 화에 집중되어 있고, 수요일 오전에는 1시간 수업밖에 없다. 남는 시간에는 가족들과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이렇게 제주생활이 시작되었다. 건강을 위해서 운동도 꾸준히 하면서 공부하고, 제 2의 인생을 차분히 준비하고 있다. 사람들이 보기에는 무모해 보일지도 모르겠다. 일자리를 구해놓지 않고, 회사를 떠난다는 것. 그리고 전혀 낯선 곳에서 생활한다는 것. 모든 것이 그럴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그래서 무언가를 계속 하며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


글을 쓰는 것도 내가 하는 새로운 일의 일환이고, 이방인의 눈에 비친 제주의 제도나 시스템도 소개해 보려 한다. 그리고 내가 겪은 것과의 차이점들을 이야기하고 싶다.


제주 사람들은 인식하지 못하는 제주의 장점들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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