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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창의적 백수 Mar 20. 2019

2. 제주와 서귀포

남쪽과 북쪽, 그 미묘한 차이

제주에서 지내게 된지도 어느덧 1달이 다 되어 간다. 여기 지내면서 느낀 점은 제주시와 서귀포시에도 엄연히 차이가 있고, 거주를 위한 목적도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그 차이는 무엇일까?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내가 있는 이 곳, 애월


현재 우리 가족이 머물고 있는 곳은 제주도 제주시 애월읍이다. 애월이라 하면 사람들은 쉽게 '효리네 민박'을 떠올린다. 그렇다. 효리네 민박을 운영했던 그 곳은 애월읍 소길리라는 곳이었다. (그래서 이효리는 스스로를 '소길댁'이라고 칭했다.) 그리고 지금은 그 곳에 살지 않는다는 게 매스컴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어쨌든 애월에 자리잡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처가 부모님이 내려와 지내게 될 곳이 애월이기 때문인게 첫 번째 이유다. 그리고 당분간 거취를 명확히 하기 전까지는 공항과 가깝고, 현재 다니고 있는 학교와도 멀지 않은 곳이다. 지도상에서 보면 애월읍은 공항을 중심으로 왼쪽 편에 위치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현황 (출처 - 제주시 홈페이지)


이렇게 공항, 시내를 자주 왕복하는 경우에는 애월이 괜찮은 위치이긴 하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애월에 우선 자리잡게 되었고, 그 중에서도 하가리라는 곳에 거처를 마련했다. 하가리에도 몇몇 관광지가 있는데, 추후에 기회가 되면 소개를 하겠다.


집을 구하면서 위치를 가장 우선시해서 생활하기 편리한 곳을 중심으로 생각했지만, 제주도민들은 살기 좋은 곳을 선택해서 살 것이다. 물론 외지에서 온 사람들은 전원생활을 꿈꾸며 타운하우스, 전원주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지만, 제주도민들은 육지 사람들과 똑같이 마트가 가깝고, 생활하기 편한 아파트에 사는 경우가 많다.


왜 제주시보다 서귀포시가 나을까?


우선 가장 큰 이유는 기후다. 작은 섬인 제주도에서 무슨 기후에 차이가 있으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생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확연히 차이가 난다. 제주도는 서귀포시가 제주시보다 평균 기온이 높고, 습도가 높은 편이다. 즉, 겨울이 되면 제주시보다는 서귀포시가 더 따뜻하다는 이야기다.

(생각해보면 서귀포 감귤은 많이 들어봤는데, 제주 감귤이라는 브랜드는 많이 없었던 것 같긴 하다.)


그래서인지 제주도 사람들은 제주시에 살면 춥다라고 느낀다. (서울 사람이 느끼기에 영하로 잘 내려가지 않는 날씨에 그런 걸 따지는지 싶을 수 있을지도...) 그래서 제주와 서귀포 중 어디에 사는 게 더 좋을까라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문화, 교육 등 관련 시설이 많아야 한다면?

제주시의 인구는 48만 6,306명, 서귀포시의 인구는 18만 1,216명이다. ('19년 2월 행안부 통계) 실제로도 문화시설, 교육시설 등을 포함해서 번화가라는 곳들은 제주시내에 많이 밀집해 있다. 그래서 문화생활, 교육시설 접근성을 따진다면 제주시내에 거주하는 것이 가장 좋다. (물론 제주 노형동은 거의 강남 수준의 집값을 형성한 단지도 있기 때문에 경제적인 여건도 고려를 해야한다.)


제주도의 행정구역 현황 (출처 - 인터넷)


번잡한 도시보다는 따뜻한 기후를 선호한다면?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조금이라도 따뜻한 곳에서 생활하고자 한다면 당연 서귀포가 나을 것이다. 서귀포시내에도 월드컵 경기장 근처를 중심으로 e-mart나 대형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등이 위치해 있으므로 생활에 크게 불편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관광지들이 서귀포시에 많이 밀집해 있기 때문에 여행 성수기에는 관광객들로 북적일 수 밖에 없는 단점이 있다.


전원생활을 꿈꾼다면?

제주시내의 번잡함이나 교통 체증이 싫은 사람들은 전원생활을 꿈꾸게 된다. 현재 필자가 살고 있는 곳처럼 애월이나 조천, 한림 등 제주도에는 수많은 곳에 수많은 타운하우스들이 건축되고 있고, 건축되어 있다. 실제로 집을 구하면서 알아본 바에 의하면 이런 타운하우스는 대부분 제주시에 많이 위치해 있다. 그래서 깔끔하게 새로 지어진 타운하우스를 원한다면 제주시에 있는 타운하우스들을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고, 그게 아니면 제주시든 서귀포시든 구옥들을 구해서 리모델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이 든다.


제주 구옥의 모습 (출처 - 인터넷)


Tip. 바닷가 근처의 집

한 가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낭만을 가지고 바닷가 근처의 집을 구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는 크게 후회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바닷가에 인접한 집들은 파도소리나 바닷가의 염분때문에 생활하기 어려움이 있다. 여행으로 잠깐 머무는 경우가 아닌 바에는 파도소리가 듣다보면 엄청난 소음으로 느껴지고, 바닷가의 집들은 염분이 많아 빨래는 밖에 널 수도 없을 뿐더러, 집이 금방 상하게 된다. (방충망과 샷시는 금방 부식되고, 차량도 쉽게 망가지게 된다.)


제주시냐 서귀포시냐 거주지를 정하는 것은 온전히 당사자의 몫이지만, 조금이라도 차이를 안다면 선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 이 글은 이방인의 시선에서 본 제주에 대한 이야기로 개인적인 의견을 포함하고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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